치키타·파이프스 합병…돌 누르고 세계 1위 업체로…'과일 킹' 바나나 30% 주무르는 '공룡'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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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억8000만 박스 판매
한국 1년 수입량의 7.2배
한국 1년 수입량의 7.2배
전 세계 바나나 유통량의 약 30%를 주무르는 ‘바나나 공룡’이 탄생한다. 144년 역사를 가진 미국의 과일 생산·유통업체 치키타 브랜드인터내셔널(이하 치키타)이 아일랜드의 경쟁사 파이프스와 합병하기로 합의하면서다. 합병 회사는 현재 1위 업체 돌 푸드를 누르고 바나나 세계시장 점유율 1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약 4억명이 식량으로 삼고 있는 바나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과일이다.
치키타는 10일(현지시간) 5억2600만달러의 주식 거래로 파이프스를 인수, 합병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합병 회사 이름은 치키타파이프스. 직원 3만2000명이 매년 1억8000만박스의 바나나를 팔게 된다. 한국의 연간 바나나 수입량(2500만박스)의 7.2배에 달하는 규모다. 연매출은 46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치키타의 기존 주주는 합병 회사 주식 50.7%를, 파이프스의 기존 주주는 49.3%를 보유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세계 바나나 시장은 돌 푸드(26%)와 치키타(22%), 델몬트 프레시(15%), 파이프스(7%), 노보아(5%) 등 5개 회사가 약 75%를 점유하고 있다. 현재 2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치키타와 파이프스가 합병하면 약 29%의 점유율로 1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 업체들은 중남미, 아프리카, 동남아 등지의 바나나 농장을 소유하고 여기서 생산된 바나나를 포장해 수출한다. 소규모 개인 농장에서 바나나를 사들여 유통하기도 한다.
한국은 필리핀에서 바나나의 90%를 수입하는데 필리핀의 기업형 농장을 대부분 이들 다국적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바나나는 한국의 연매출 1위 과일이기도 하다.
치키타와 파이프스가 합병키로 한 것은 미국 월마트를 비롯한 소매업체가 대형화하면서 바나나 유통업체의 가격협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소매업체 간 경쟁에 따른 바나나 가격 하락 부담을 유통업체가 떠안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파나마병’ 등 전염병으로 바나나 생산비용이 올라가면서 유통업체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은 생존을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사가 합병하려면 미국과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에드 로너건 치키타 최고경영자(CEO)는 “두 회사의 판매지역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경쟁 이슈가 합병 딜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키타는 북미시장에, 파이프스는 유럽시장에 강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바나나 유통의 특성상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U 경쟁당국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치키타파이프스는 영세 바나나 농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 당국은 다양한 각도에서 딜의 영향을 분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두 회사는 과거 한 기업에 속했던 ‘형제’ 사이기도 하다. 치키타의 전신 유나이티드브랜드는 1986년 파이프스를 아일랜드 과일 수출 업체에 팔았다. 치키타는 1870년, 파이프스는 1888년에 각각 미국 뉴저지와 영국 런던에 처음 바나나를 소개한 비슷한 역사도 갖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다시 한가족이 된 두 회사는 중복 유통 채널을 없애 2016년까지 4000만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최만수 기자 yoocool@hankyung.com
치키타는 10일(현지시간) 5억2600만달러의 주식 거래로 파이프스를 인수, 합병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합병 회사 이름은 치키타파이프스. 직원 3만2000명이 매년 1억8000만박스의 바나나를 팔게 된다. 한국의 연간 바나나 수입량(2500만박스)의 7.2배에 달하는 규모다. 연매출은 46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치키타의 기존 주주는 합병 회사 주식 50.7%를, 파이프스의 기존 주주는 49.3%를 보유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세계 바나나 시장은 돌 푸드(26%)와 치키타(22%), 델몬트 프레시(15%), 파이프스(7%), 노보아(5%) 등 5개 회사가 약 75%를 점유하고 있다. 현재 2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치키타와 파이프스가 합병하면 약 29%의 점유율로 1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 업체들은 중남미, 아프리카, 동남아 등지의 바나나 농장을 소유하고 여기서 생산된 바나나를 포장해 수출한다. 소규모 개인 농장에서 바나나를 사들여 유통하기도 한다.
한국은 필리핀에서 바나나의 90%를 수입하는데 필리핀의 기업형 농장을 대부분 이들 다국적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바나나는 한국의 연매출 1위 과일이기도 하다.
치키타와 파이프스가 합병키로 한 것은 미국 월마트를 비롯한 소매업체가 대형화하면서 바나나 유통업체의 가격협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소매업체 간 경쟁에 따른 바나나 가격 하락 부담을 유통업체가 떠안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파나마병’ 등 전염병으로 바나나 생산비용이 올라가면서 유통업체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은 생존을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사가 합병하려면 미국과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에드 로너건 치키타 최고경영자(CEO)는 “두 회사의 판매지역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경쟁 이슈가 합병 딜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키타는 북미시장에, 파이프스는 유럽시장에 강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바나나 유통의 특성상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U 경쟁당국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치키타파이프스는 영세 바나나 농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 당국은 다양한 각도에서 딜의 영향을 분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두 회사는 과거 한 기업에 속했던 ‘형제’ 사이기도 하다. 치키타의 전신 유나이티드브랜드는 1986년 파이프스를 아일랜드 과일 수출 업체에 팔았다. 치키타는 1870년, 파이프스는 1888년에 각각 미국 뉴저지와 영국 런던에 처음 바나나를 소개한 비슷한 역사도 갖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다시 한가족이 된 두 회사는 중복 유통 채널을 없애 2016년까지 4000만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최만수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