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오스틴 컨벤션센터에서 세계 최대 창조산업 페스티벌인 ‘2014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가 지난 7일 개막했다. 관람객들이 참가 기업의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김보영 기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컨벤션센터에서 세계 최대 창조산업 페스티벌인 ‘2014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가 지난 7일 개막했다. 관람객들이 참가 기업의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김보영 기자
“동일본 대지진 때 오염된 고향 후쿠시마에서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청정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교통수단을 만들자고 생각했죠. 투자 희망을 안고 여기 왔습니다.”

"우리도 트위터·포스퀘어 될 것"…세계 스타트업 새싹들 총출동
세계 최대 창조산업 페스티벌인 ‘2014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가 지난 7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막을 열었다. 음악 영화 첨단기술 등 혁신을 가장 빠르게 받아들이는 분야의 최신 이슈를 한 데서 관람할 수 있는 행사다.

이 중 첨단기술과 콘텐츠를 다루는 SXSW 인터랙티브 행사에 쏠리는 관심이 뜨겁다. 트위터 포스퀘어 등 스타 벤처기업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으며 매년 수만명의 참가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문화콘텐츠 분야 10개 벤처기업과 함께 행사에 참가했다. 삼성전자는 개막식날 새로운 스마트폰 라디오 서비스인 ‘밀크뮤직’을 공개했다.

◆음악 축제로 시작


음악 축제로 1987년 시작한 이 행사는 1994년 영화와 멀티미디어 분야로 확장되면서 매년 3월 오스틴에서 열리는 창조산업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인터랙티브 분야 참가자는 지난해 57개국 3만621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해 이 행사가 오스틴에 유발한 경제효과는 2억1800만달러(약 23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SXSW 인터랙티브에서는 매년 스타트업 신화가 탄생한다. 트위터가 2008년 SXSW에 출시 9개월 만에 참가해 50만명이던 이용자가 800만명으로 늘어난 것은 유명하다. 새로운 정보기술(IT) 분야 주역을 꿈꾸는 스타트업이 속속 몰려드는 이유다. 이번 행사에도 한국을 포함해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가의 스타트업들이 부스를 내고 기술과 콘텐츠를 선보였다.

벤처 ‘스켈레토닉스’는 인체에 장비를 부착, 사람의 힘만으로 움직이는 로봇을 선보였다. 이 벤처기업을 만든 이들은 도쿄대 기계공학과 학생 세 명이다. 레이에스타쓰루 시로쿠 대표는 “일본 내 로봇 콘테스트에서 입상한 것을 계기로 만든 4개월 된 벤처”라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위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음악 서비스 ‘와이드’의 공동창업자인 지 멩 제라드는 “프랑스 정부에서 지원받아 2년 전 회사를 세웠다”며 “SXSW에 와서 뜬 트위터와 포스퀘어처럼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과 일본의 합작벤처 ‘마이시티휠’의 야마데라 준은 “동일본 대지진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자전거를 타며 센서로 온도 습도 대기오염도 등을 체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창업세션…나사도 참가

행사 기간에는 선배 창업자와 성공과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창업 생태계 관계자들이 노하우를 공유하는 1000여개의 세션도 함께 열렸다. 댄 슐먼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 기업성장부문 대표는 “아멕스는 163년 된 기업이지만 벤처기업의 정신을 잇기 위해 사내에 스타트업과 비슷한 조직을 만들어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며 “포천 500대 기업이라도 혁신을 잃으면 몰락한다”고 조언했다.

오스틴의 협업공간 ‘캐피털 팩토리’를 운영하는 조시 베어는 “혁신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연결’”이라며 “개발자와 디자이너, 투자자 등 서로 다른 사람들을 일단 한데 엮기만 하면 어떤 도시든 실리콘밸리를 넘어서는 창업도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처음으로 부스를 내고 참가했다. 나사 직원 앰버 스미스는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함께 진행하는 혁신적인 민간 우주인 프로그램을 가장 혁신적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각국 정부도 스타트업을 이끌고 직접 나섰다. 이번에 10개 스타트업과 처음 참가한 프랑스 외교부 산하 유비프랑스의 마틸드 누아르 프로덕트 매니저는 “프랑스에도 스타트업 붐이 거세게 불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