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로켓에 한국산 반도체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북한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은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2012년 12월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에 한국산 SD램이 들어갔다고 11일 발표했다.

SD램은 흔히 D램으로 불리는 메모리 반도체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이번에 확인된 SD램은 당시 한국 해군이 인양한 은하 3호 잔해에서 발견된 것으로 한국 기업이 2003년과 2010년 사이 생산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 기간 전 세계에서 SD램을 생산한 국가는 한국과 미국, 일본 등 3개국뿐이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는 제3국을 통해서나 국제 현물 시장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으로 한국산 반도체가 어떻게 북한 미사일에 들어갔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엔 보고서도 북한 장거리 로켓에 들어간 부품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으로 제재 대상 품목은 아니라고 했다.

SD램 외에 전하결합소자 카메라와 전선, 전자기 방해 필터는 중국산이었으며 옛 소련과 영국, 스위스에서 만든 부품도 있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