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출판업에 종사하는 김형중 씨(44)는 남해안으로 계획했던 올여름 휴가를 충남 당진시로 바꿨다. 가톨릭 신자인 김씨는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당진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가족들과 상의해 여름휴가지를 변경했다. 김씨는 “오는 7월 말 거제도로 가려던 여름휴가를 교황 방문 시기에 맞춰 당진으로 가기로 했다”며 “같은 성당을 다니는 신자들도 교황이 오는 때로 여름휴가 시기를 변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8월15~17일 대전과 충남 당진·서산, 충북 음성을 방문하기로 함에 따라 지역 호텔과 펜션에는 교황 일정에 맞춘 예약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전 Y호텔에는 지난 11일부터 숙박 문의가 늘었다. 이 호텔 관계자는 “8월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교황이 직접 미사를 봉헌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11일에만 20~30통의 예약문의 전화를 받았다”며 “주로 단체 숙박 손님”이라고 말했다. 교황이 8월17일 폐막미사를 집전하는 서산시 해미읍성 인근의 S펜션 관계자도 “어제 강원지역 성당 관계자라고 밝힌 고객이 방 개수와 비용을 물어봤다”며 “지금 예약하지 않으면 교황 방문 시기에는 방을 구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들도 교황 방문에 맞춘 관광 특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충남도는 행정부지사를 중심으로 12일 첫 회의를 열고 숙박·관광·교통·자원봉사 TF를 구성했다. 교황이 방문하는 서산 해미읍성 순교성지와 당진 솔뫼성지, 음성 꽃동네 등 관련 지자체도 도로 재정비와 한류 문화 체험을 위한 순례 페스티벌 등의 준비에 들어갔다. 당진군 관계자는 “교황 방문은 8월이지만 이달부터 사순절, 부활절 등을 시작으로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