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주인공 비올레타는 젊은 귀족 알프레도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간직한 채 숨을 거둔다. 가에타노 도니체티의 대표작 ‘사랑의 묘약’은 가난한 청년 네모리노의 짝사랑을 유쾌하게 그렸다. 같은 마을의 아름다운 아디나를 짝사랑하는 그는 사이비 약장수에게 속아 ‘사랑의 묘약’을 손에 넣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사랑을 이룬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는 헤롯왕 앞에서 춤을 춘 대가로 세례자 요한의 목을 요구했다는 신약성서 속 살로메의 일화를 무대로 옮겼다. 상대방을 죽여서라도 갖겠다는 광기 어린 사랑이 주제다.

새봄을 맞아 서로 다른 사랑을 그린 세 편의 오페라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잇따라 오른다.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을 그린 비올레타의 ‘라 트라비아타’부터 로맨틱 코미디 ‘사랑의 묘약’, 극단적 집착을 보여주는 ‘살로메’까지 다양한 사랑이 관객들을 설레게 한다.

국립오페라단은 내달 24~27일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선보인다. 신분 격차로 인해 끝내 이루지 못한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사랑을 소재로 삼았다. 1948년 한국에서 최초로 상연된 오페라여서 ‘축배의 노래’ ‘프로방스의 바다와 대지’ 등 익숙한 아리아가 많다.

이번 공연에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등에서 활동한 소프라노 알비나 샤기무라토바가 비올레타 역을 맡았다. 테너 강요셉이 ‘알프레도’를, 바리톤 유동직과 한명원이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을 연기한다. 1만~15만원. (02)580-1300

솔오페라단은 도니체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내달 3~5일 무대에 올린다. 한국·이탈리아 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로마오페라극장과 공동 제작한 무대다. 로마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 19세기 스페인 시골마을 무대와 의상은 물론 연출진도 그대로 옮겨온다.

지안카를로 드 로렌초가 지휘를 맡고 안토니오 페트리스가 연출을 담당한다. 소프라노 다니엘라 브루에라(아디나), 테너 카탈도 카푸토(네모리노) 등 이탈리아 성악가와 김희정, 전병호 등 한국 성악가들이 함께 출연한다. 작품을 대표하는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은 사랑을 이룬 네모리노가 감격에 겨워 부르는 기쁨의 노래다. 3만~20만원. 1544-9373

‘살로메’는 한국오페라단이 오는 5월2~4일 제5회 오페라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선보인다. 한국오페라단 창단 25주년과 슈트라우스 탄생 150주년 기념공연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에 슈트라우스가 곡을 붙여 1905년 독일 드레스덴 궁정극장에서 초연했다.

이번 무대는 배경을 100년 후 미래인 2114년 대도시로 옮긴다. 세례 요한의 목을 얻기 위해 살로메가 의붓아버지 헤롯왕 앞에서 선보이는 ‘일곱 개 베일의 춤’이 유명하다. 소프라노 카티아 비어와 카롤라 글레이저가 살로메를 연기한다. 1만~20만원. (02)587-1950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