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영토에 속한 크림 자치공화국이 러시아 편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우크라이나 의회가 11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 등에 군사 지원을 요청하고 나서는 등 크림반도를 둘러싼 전운이 다시 감돌고 있다.

BBC는 이날 우크라이나 의회가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보증국인 미국과 영국 등에 지원을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1994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미국, 영국 간에 체결된 것으로 우크라이나가 보유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각서 서명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보, 영토적 통일성을 보장해 주기로 약속한 문서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러시아를 향해서도 부다페스트 각서 보증국으로서 크림반도에서 병력을 철수시킬 것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의회는 또 크림 자치공화국을 향해 러시아 귀속을 위한 16일 주민투표가 우크라이나 헌법에 위배된다면서 이 조치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아울러 친서방 성향 서부 지역 주둔 부대를 러시아 인근 동부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등 무력 충돌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2일부터 불가리아 및 루마니아 군과 흑해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미 해군 소속 핵추진 순양함 ‘트럭스턴’(USS Truxtun)을 흑해로 이동시키고 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도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조기경보기(AWACS)를 띄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폴란드로 F-16 전투기 10여대를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