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美상원의 훈훈한 만장일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장진모 워싱턴 특파원 jang@hankyung.com
![[취재수첩] 美상원의 훈훈한 만장일치](https://img.hankyung.com/photo/201403/AA.8460158.1.jpg)
버지니아주 리스버그에 살던 밀러양은 아홉 살이던 2012년 12월 암 진단과 함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 밀러양은 그 후 여러 기관 등에 편지를 써 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인 ‘메이크 어 위시(Make a Wish)재단’의 모금활동에 나섰다.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소아 난치병 연구에 더 많은 돈을 들여야 한다는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소아암 관련 책을 내고 세난도어대로부터 명예학위를 받는 등 소아 난치병 퇴치 운동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표결 직전에 “전당대회의 정부 지원금을 소아병 연구에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는 의원이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며 만장일치를 이끌어냈다. 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한 용감한 소녀가 의회의 초당적 합의를 가능하게 했다”며 “의회가 항상 당파 싸움만 하는 건 아니다”고 자평했다. 현지 언론들도 역대 최악의 평판을 받고 있는 정치권이 오랜만에 유권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행동이었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가 지난해 10월16일간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업무 정지) 사태를 겪을 당시 일부 의원들은 셧다운 기간 중 세비를 국고에 반납하거나 사회단체에 기부하겠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세비 반납을 약속한 244명 가운데 최소 116명이 ‘무노동 무임금’ 약속을 지킨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미국 정치인들의 이런 행동이 여론과 표를 의식한 것일 수 있지만 한국 여의도에선 이런 행동을 기대하기가 아직 어렵다는 게 씁쓸하다.
장진모 워싱턴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