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겨울 풍년이 이어지며 공급량이 급증한 탓이다.

12일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 4~11일 배추 10㎏ 상품의 평균 도매가격은 2760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9251원에 비해 70.1% 감소했다. 얼갈이(4㎏)는 같은 기간 46.8% 값이 하락한 2674원을 기록했다. 시금치(4㎏)는 23.6%, 고구마(10㎏)는 22.8% 값이 떨어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지난겨울 예년보다 4도가량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채소 생산량이 작년보다 15~30%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는 3월 이후에도 도매가격이 작년보다 20~55%가량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마트들은 채소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돕기 위해 채소를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잇따라 마련한다.

롯데마트는 채소류 200t을 30~40%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19일까지 연다. 해남, 남양주, 포천 등의 농가에서 긴급 매입한 것으로 배추 1통, 얼갈이 1단, 열무 1단을 1000원에 판다. 경기 시금치 1단은 1200원, 한재 미나리(100g)는 1300원, 황금 고구마(700g)는 3000원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깐마늘, 적상추, 깻잎, 고추, 양배추 등 채소 23종을 균일가 1000원에 판매키로 했다. 또 오이는 개당 800원, 애호박은 개당 1500원에 내놓는다.

우영문 롯데마트 채소팀장은 “풍년이 농가를 어렵게 만드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났다”며 “농가에 쌓여 있는 재고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