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삼키는 대홍수의 스펙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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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개봉 새 영화 '노아'
실제 성경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
실제 성경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
정의와 사랑이란 문제는 때로는 상충하는 것일까. 노아(러셀 크로)는 ‘사악한’ 인류를 절멸시키고 정의를 복원하라는 창조주의 계시를 충실히 따랐지만, 갓 태어난 자신의 손녀만은 차마 죽이기 어렵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정의를 세우라는 신의 명령과 대립하는 순간이다. 그로부터 인류는 선(善)과 정의를 행하다가도 끊임없이 악의 유혹에 이끌리는, 스스로 선과 악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대작 ‘노아’(대런 아르노프스키 감독·사진)는 구약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에 관한 이야기를 인간 존재의 근원에 던지는 질문으로 승화시켰다. 세상을 집어삼키는 대홍수의 스펙터클에다 묵직한 메시지를 얹었다.
성경 속 노아의 방주 스토리는 창조주가 아벨을 죽인 카인의 후예들이 벌이는 악의 축제를 쓸어버리기 위해 대홍수를 일으키고, 무고한 동물들만 방주에 실어 새로운 낙원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이다. 방주를 만든 노아는 카인의 막내 동생 셋의 후예로 신의 계시를 따르는 충직한 일꾼이다. 그러나 가족 간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우리도 사악해”란 깨달음을 얻는다. 자신과 가족은 동물을 살리기 위한 도구로서만 기능하겠다고 다짐한다.
성경에는 방주를 만들 때 세상 사람들이 비웃었다고만 적혀 있으나 영화에서는 대규모 군중이 방주를 장악하기 위해 노아 가족을 몰살하기 위해 달려든다. 비웃음이란 내면의 적개심을 극대화해 표현함으로써 영화적 재미를 강화한 셈이다.
1000년을 살았다는 노아 할아버지 므두셀라, 세상을 지배하는 카인의 후손 두발가인, 자애로운 노아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어머니 나메(제니퍼 코넬리), 자신의 짝을 찾으려는 욕망에 부친과 대립하는 노아의 둘째 아들 함 등 성경 속 인물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성경에서 ‘감시자들’로 묘사한 존재를 돌무더기 거인으로 표현한 점도 이채롭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오는 20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대작 ‘노아’(대런 아르노프스키 감독·사진)는 구약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에 관한 이야기를 인간 존재의 근원에 던지는 질문으로 승화시켰다. 세상을 집어삼키는 대홍수의 스펙터클에다 묵직한 메시지를 얹었다.
성경 속 노아의 방주 스토리는 창조주가 아벨을 죽인 카인의 후예들이 벌이는 악의 축제를 쓸어버리기 위해 대홍수를 일으키고, 무고한 동물들만 방주에 실어 새로운 낙원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이다. 방주를 만든 노아는 카인의 막내 동생 셋의 후예로 신의 계시를 따르는 충직한 일꾼이다. 그러나 가족 간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우리도 사악해”란 깨달음을 얻는다. 자신과 가족은 동물을 살리기 위한 도구로서만 기능하겠다고 다짐한다.
성경에는 방주를 만들 때 세상 사람들이 비웃었다고만 적혀 있으나 영화에서는 대규모 군중이 방주를 장악하기 위해 노아 가족을 몰살하기 위해 달려든다. 비웃음이란 내면의 적개심을 극대화해 표현함으로써 영화적 재미를 강화한 셈이다.
1000년을 살았다는 노아 할아버지 므두셀라, 세상을 지배하는 카인의 후손 두발가인, 자애로운 노아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어머니 나메(제니퍼 코넬리), 자신의 짝을 찾으려는 욕망에 부친과 대립하는 노아의 둘째 아들 함 등 성경 속 인물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성경에서 ‘감시자들’로 묘사한 존재를 돌무더기 거인으로 표현한 점도 이채롭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