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한달…카드3社 모집인 10% 이탈
KB국민·롯데·NH농협카드 등 1억여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지난달 17일부터 신규 영업이 전면 중단된 신용카드 3사에서 한 달도 안 돼 10%에 가까운 카드 모집인이 떨어져 나갔다. 이들 카드사는 모집인 유지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3개월 영업정지 기간 중 이탈률이 30%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000여명에 달하는 텔레마케팅(TM) 아웃소싱 인력 유지도 현안이다.

◆모집인 330명 이탈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 3사의 모집인은 3830여명에서 3500여명으로 8.6% 줄었다. 롯데카드는 모집인이 약 2000명에서 1800여명으로 10% 감소했다. 국민카드는 1200여명에서 100명가량이 빠져나갔다. 모집인이 가장 적은 농협카드도 630여명에서 30명 정도 이탈했다.

카드사들은 영업정지가 끝나는 5월16일까지 어떻게든 모집인력을 잡아두려고 노력 중이다. 모집인을 통한 신규 카드 발급 비중이 최대 60%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카드회사들은 모집인들에게 3개월 정도는 평균 수당의 65~70%를 보장해 주고 영업정지 기간이 끝나면 나머지 수당을 지급하는 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모집인들은 1주일에 두세 번 교육을 받거나 사회봉사활동을 하면 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뭔가 활동을 하지 않고 돈을 주면 배임죄에 해당해 억지로 근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 이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모집인은 카드를 발급할 때 외에 발급된 카드의 사용액에 따라서 수당을 받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정지 기간 동안 30%에 이르는 모집인이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텔레마케팅 직원 유지도 현안이다. 카드사가 직접 고용한 경우 고객 안내나 민원 접수 등으로 업무를 전환하면 되지만 대출이나 보험(카드슈랑스) 권유를 담당하는 텔레마케터에게는 사실상 아무런 일도 시킬 수가 없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이들에게 기본급여의 70% 정도를 보장해주면서 겨우 조직을 유지하는 형편이다.

◆고객 신뢰 회복까지는 더 먼 길

영업망도 문제지만 땅에 떨어진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큰 과제다. 카드사들은 영업정지에 따른 수익 감소보다 떠나버린 고객의 마음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탈회 고객에게 적립된 포인트를 돌려주기 위해 은행계좌를 물으면 ‘필요없다’며 전화를 끊는 일이 다반사”라며 “이런 고객을 어떻게 다시 찾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카드가 탈퇴회원에게 돌려줘야 할 포인트 9억원 가운데 46%(4일 현재)밖에 환급해주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영업재개 이후 전략의 방점을 고객 불신 해소에 두고 있다. 새 카드를 내놔 봐야 팔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롯데카드가 모든 고객에게 2~3개월 무이자 혜택과 영화 할인 등의 이벤트를 벌이며 ‘속죄’의 의미를 강조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영업정지 기간 중에 고객 불편이나 꼼수 영업에 대한 지적이 나오지 않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영업정지를 제대로 지키는지 마지막까지 꼼꼼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