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12일(현지시간) 전략비축유(SPR) 6억9600만배럴 가운데 500만배럴을 방출하기로 했다. 미국이 국제기구 등과의 협의를 거치지 않고 전략적 차원에서 단독으로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것은 1990년 걸프전 이후 처음이다. 미국 정부의 에너지 전략이 24년 만에 큰 방향을 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략비축유란 유가 급등 등 갑작스러운 수급 차질에 대비해 비축하는 원유를 뜻한다.

미국 에너지부는 “미국 내 석유 생산이 크게 증가해 수출 방안을 모색해왔다”며 우크라이나 사태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서방과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격 내려진 결정이라 러시아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 원유(WTI) 4월물은 2% 빠진 배럴당 97.99달러에서 마감했다.

이정선 기자/워싱턴=장진모 특파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