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이 SK하이닉스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13일(현지시간) 일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SK하이닉스 측은 "관련 내용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고만 밝혔다.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 회사 주가는 오후 2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1100원(2.94%) 오른 3만8500원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매수 창구에 포진해있다.

니혼게이자이, 요미우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은 도시바의 낸드형 플래시 메모리 관련 기밀을 SK하이닉스에 전달한 혐의로 도시바 제휴업체에서 기술직으로 일했던 50대 남성에 대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개시)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이 남성은 2008년 봄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에서 메모리 대용량화에 필요한 도시바의 최신 연구 정보를 기록 매체에 복사해 SK하이닉스로 이직한 뒤, 이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SK하이닉스에서도 퇴직한 상태로 전해졌다.

요미우리 신문은 "문제의 자료가 도시바 내에서도 엄중하게 관리되는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며 "이 때문에 도시바가 작년에 경시청에 관련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일"이라며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시바는 2004년 11월 플래시 메모리 회로 패턴 등의 특허가 침해됐다고 주장하며 당시 하이닉스 반도체의 일본 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도쿄지방법원은 2006년 3월 SK하이닉스에 제품 판매 중지와 780만 엔의 배상을 명령했다.

SK하이닉스와 도시바는 세계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