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더 재밌다…모터쇼 '족보 정리'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 독일 영국 등 유럽에서는 상류층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자동차 경주가 자주 열렸다. 좋은 차로 인정받으려면 레이스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려야 했다. 또 성능 못지않게 디자인 등에서 눈길을 끄는 것도 중요했다. 선수들은 각기 개성에 따라 특색있게 자동차를 꾸몄다.

알고보면 더 재밌다…모터쇼 '족보 정리'
각양각색의 차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당시 유행한 산업박람회장에서도 관객 유치를 위해 자동차를 전시하기 시작했다. 오늘날의 모터쇼는 이렇게 시작됐다.

세계 최초의 모터쇼는 1897년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다. 이후 프랑스가 1898년 파리 모터쇼, 미국이 1907년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각각 시작했다. 세계 5대 모터쇼로는 프랑크푸르트, 파리, 디트로이트(북미국제), 제네바, 도쿄 모터쇼가 꼽힌다. 최근에는 중국 베이징 및 상하이 모터쇼가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 모터쇼와 부산 모터쇼가 격년으로 열리고 있다. 모터쇼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알고보면 더 재밌다…모터쇼 '족보 정리'
프랑크푸르트


전 세계 모터쇼의 효시이면서 40여개국 2000여개 업체가 참가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모터쇼다. 1897년 베를린에서 제1회 행사가 열렸다. 1991년부터는 홀수 해에 개최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의 프리미엄 메이커들이 중심이어서 아무래도 기술적 측면을 강조한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 모터쇼에서 신차를 많이 선보인다.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알고보면 더 재밌다…모터쇼 '족보 정리'
파리


유럽 주요 메이커의 신차 발표회장 역할을 한다. 1898년 프랑스 파리 시내의 튀러리 공원에서 ‘파리 오토살롱’이라는 이름으로 제1회 모터쇼가 열렸다. 1976년까지 매년 이어지다 이후 격년제로 바뀌었다.초기에는 프랑스 자동차클럽 회원들이 모였지만 관람객이 늘어나면서 대규모 행사로 발전했다. 프랑스 3대 자동차 메이커인 푸조, 르노, 시트로앵이 중심을 이룬다.

알고보면 더 재밌다…모터쇼 '족보 정리'
제네바


1905년부터 매년 3월 열리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와 파리 모터쇼보다는 규모가 작다. 그러나 독일, 프랑스와 달리 스위스는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특정 업체에 편중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지리적으로도 이탈리아·프랑스·독일 등 유럽 자동차 3대 강국의 중심에 있다. 신개념의 콘셉트카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알고보면 더 재밌다…모터쇼 '족보 정리'
서울·부산


서울 모터쇼는 1995년 처음 열렸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세계자동차공업연합회(OICA)가 공인한 국제모터쇼다. 부산 모터쇼는 현대자동차(울산)와 르노삼성자동차(부산)를 기반으로 2001년부터 시작됐다. 한국 시장 규모에 한계가 있어 글로벌 메이커들의 신차 출시는 많지 않다. 2006년부터 짝수 해에는 부산 모터쇼, 홀수 해에는 서울 모터쇼가 열린다. 올해는 5월29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릴 예정이다.

알고보면 더 재밌다…모터쇼 '족보 정리'
디트로이트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가 본사를 두고 있는 디트로이트에서 개최된다. 1989년 공식 명칭이 북미국제 오토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친숙한 느낌의 디트로이트 모터쇼로도 불린다. 1907년 디트로이트 자동차 딜러협회를 스폰서로 해 벨러 비어가든에서 제1회 쇼가 열렸다. 매년 1월에 열려 그 해의 자동차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미국에서 자동차는 가장 중요한 생필품의 하나다. 넓은 대륙을 달리다 고장이라도 나면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북미국제 오토쇼에서는 자동차 성능을 중요하게 여긴다. 미국에서는 시카고,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워싱턴 등에서도 모터쇼가 열린다.

알고보면 더 재밌다…모터쇼 '족보 정리'
도쿄


1954년 전일본자동차쇼라는 이름으로 첫 전시회가 열렸다. 이후 매년 이어지다 석유 파동이 일어난 1975년부터 격년제로 바뀌었다. 1964년 제11회부터 도쿄 모터쇼로 명칭이 변경됐다. 아시아 시장에서 열리는 국제모터쇼 중 유일하게 세계적 권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모터쇼가 부상하면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알고보면 더 재밌다…모터쇼 '족보 정리'
베이징·상하이


1990년 출범한 베이징 모터쇼의 역사는 20여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계 최대인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해 A급 모터쇼로 대우받고 있다. 모터쇼가 열리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모이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1985년부터 시작한 상하이 모터쇼는 푸둥 인근에서 2년마다 개최된다. 베이징과 함께 중국의 양대 모터쇼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