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출전선수들이 최근 대만에서 일고 있다는 캠페인(좋은 마음으로 좋은 행동에 동참하자)을 상징한다는 손 동작을 선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공동사진단
양국 출전선수들이 최근 대만에서 일고 있다는 캠페인(좋은 마음으로 좋은 행동에 동참하자)을 상징한다는 손 동작을 선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공동사진단
[유정우 기자]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 영화 '말아톤'은 대만내 자폐아 가정은 물론이고 전문 강사들에게 조차 교본으로 통 할 정도입니다. 자폐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차이를 좁히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로 주변국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국내 연예인들이 힘을 모아 야구를 통한 선행에 나서 주목 받고 있는 '대만 자폐아동 돕기 한국·대만 연예인 올스타 야구 자선 경기' 프레스데이 행사가 15일 오후 대만 타이중의 윈저호텔에서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대만 씽씽얼사회복지기금회 린메이수 이사장(68·사진)은 자폐아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이 같이 말했다. 24년째 자폐아와 장애우의 복지를 위해 봉사해 온 린메이수 이사장 만나 이번 자선 경기의 의미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씽씽얼사회복지기금회 소개해 준다면.
"지난 2000년 창립한 씽씽얼사회복지기금회는 자폐아동의 부모님들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복지단체다. 대만내 자폐 아동수가 어림잡아 1만명인데, 전체 10% 수준인 약 1천명의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기금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모여진 연간 약 10억원 규모의 자금으로 교육보호소와 지원센터를 운영해 자폐아를 포함한 장애우들의 전문 교육과 복지 증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비정기적으론 음악회와 연예인 스포츠 경기 등 자선행사를 통해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
린메이수 이사장은 15일 오후 대만 타이중의 윈저호텔에서 열린 '대만 자폐아동 돕기 한국·대만 연예인 올스타 야구 자선 경기'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자폐아는 인식의 차이일 뿐"이라며 "사회적 약자 위해 한중일 등 주변국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린메이수 이사장은 15일 오후 대만 타이중의 윈저호텔에서 열린 '대만 자폐아동 돕기 한국·대만 연예인 올스타 야구 자선 경기'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자폐아는 인식의 차이일 뿐"이라며 "사회적 약자 위해 한중일 등 주변국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복지단체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오늘 축하공연에서 피아노 맡은 친구가 33살 된 내 아들이다. 자폐아의 부모로써 일반 학교도 보내지 못하고 변변한 전문 교육시설 하나 없는 현실에서 1989년, 무조건 시작하자고 덤벼든 봉사단체를 시작으로 어느덧 24년이 흘렀다. 자폐아인 아들은 나를 '엄마' 또는 '선생님' 이라고 부른다. 내 아들은 나의 첫 번째 제자일 뿐이다.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폐아 가정이 정상적인 생활과 학교 교육을 병행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차근차근 해보자는 생각으로 비영리 단체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동참하게 됐다."

이번 행사의 취지는.
"자폐아는 신체는 건강하지만 정신적 섬세함이 부족하기 때문에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들의 행복추구권까지 박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사회적 인식 변화와 관심만이 생활인으로써 자폐아의 사회 적응에 절대적인 힘이 될 수 있다. 이번 자선 경기는 야구의 인기가 높은 양국(대만과 한국)의 연예인들이 사회적 약자인 자폐아동을 돕는 일에 앞장서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한국 연예인 야구팀을 초청한 행사는 이번이 3번째인데 특히 올해 행사는 정부(대만관광청)의 지원에 힘입어 홍보는 물론이고 기업의 참여율도 크게 높아졌다."

자선경기를 통해 마련된 기금 규모와 활용 방안은.
"정확한 수치는 모든 행사가 종료된 이후 산출 가능하겠지만 상당한 금액이 모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까지는 자폐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지 않기 때문에 염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다소 망설이는 기업들도 있었지만 대만내 수 많은 기업들과 글로벌 기업 등의 도움으로 행사 준비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대회 진행에 들어가는 직접적인 비용 지출을 제외한 모든 재원은 십원짜리 한 장 빼 놓치지 않고 자폐아의 직접적인 생활지원, 교육환경 개선 등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린메이수 이사장의 아들(윗줄 가운데)이 '대만 자폐아동 돕기 한국·대만 연예인 올스타 야구 자선 경기'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공동사진단
린메이수 이사장의 아들(윗줄 가운데)이 '대만 자폐아동 돕기 한국·대만 연예인 올스타 야구 자선 경기'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공동사진단
K팝이나 한국 영화 등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국내 케이블방송의 저녁 시간대 드라마는 대부분 한국 작품이 차지한다. 한국에 대한 우호적 감정이 생활 속 깊이 묻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방문해주신 오만석씨는 왕가네 식구를 통해 드라마를 접했기 때문에 특별한 친분 없이도 친숙하다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론 배우 조승우씨를 좋아한다. 특히 대만에서도 조승우씨가 주연으로 나온 '말아톤'이란 영화가 자폐아 가정과 교육 현장에서 교본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번에 방문한 19명의 스타들도 전국 1만여명의 자폐아 가족들에겐 꿈이고 희망이며 은인이 될 것 이다. 야구를 통한 한류 스타들의 선행은 또 다른 공유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향후 계획은.
"걱정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다. 마음 같아선 한국·대만 정기 교류전을 추진하고 싶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연예인들의 사회공헌이 사회적 공기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새삼 느꼈다. 더욱이 이번 경기가 양국간의 문화 관광 교류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확인된 만큼 한국측 기관들과의 협의를 통해 중국과 일본 등 주변 국가로 확대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 할 계획이다. 대만을, 그리고 자폐아들을 위해 어려운 발걸음 해준 한국 선수단에게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한국팀 선수단(16일, 대만 인터콘티넨탈 야구장)
이종원, 오만석, 박재정, 김준, 노승범(이상 배우), 김창렬, 고유진, 모세(이상 가수), 이봉원, 김현철, 김수용, 변기수, 박성광, 김대성, 한민관(이상 개그맨), 박광수(만화가), 길윤호(넥센 히어로즈 마스코트 '턱돌이')등 총 19명.

대만=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