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국드라마 채널 AXN에서 방영 중인 SF 재난물 ‘헬릭스’.
국내 미국드라마 채널 AXN에서 방영 중인 SF 재난물 ‘헬릭스’.
미국드라마 수사·멜로물 지고 정치·코미디·SF·스릴러 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팬이라고 밝혔던 미국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 2는 지난달 15~16일 케이블채널 N이 전편을 방영한 이후 지금도 재방송되고 있다. 워싱턴 정계에서 벌어지는 권모술수를 적나라하게 보여줘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주요 포털에서는 요즘도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지킬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할리우드의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연출하고 유명 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주연한 이 드라마는 TV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용이 재미있을 뿐더러 방송 방식도 바뀌었기 때문. 지난해 시즌 1은 13개 에피소드를 한꺼번에 인터넷을 통해 유료로 공개한 뒤 TV에서 방영했다. 시즌 2는 이틀에 걸쳐 TV로 선보인 후 인터넷에 소개했다. 한 편씩 에피소드를 선보이는 드라마 방송 관행을 깨뜨린 것이다.

미국드라마 수사·멜로물 지고 정치·코미디·SF·스릴러 뜬다
미드(미국 드라마)가 변화하고 있다. 10여년간 이어진 수사물에 식상한 시청자를 겨냥해 만든 다양한 소재의 시리즈가 쏟아지고 있다. 정치 드라마뿐 아니라 가족 코미디, 스릴러, SF(공상과학) 판타지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청자의 취향이 세분화·다양화되고 있는 데다 새로운 2030 시청자층이 늘고 있기 때문. 포털의 인기 미드 검색어 순위도 매일 바뀌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미드 시청자 저변이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코미디물로는 가족 구성원들이 좌충우돌하는 상황을 코믹하게 담은 ‘골드버그 패밀리’, 괴짜 네 명과 한 명의 금발 아가씨가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빅뱅이론’(이상 채널N)이 대표주자로 꼽힌다.

스릴러물로는 외과의사가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호스티지’(채널N), 좀비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워킹데드’(폭스채널) 등이 인기리에 방송 중이다. 판타지 드라마로는 가상의 7개 왕국에서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펼치는 대서사시 ‘왕좌의 게임’(스크린)이 지난해 처음 방송한 뒤 올해에는 시즌 4가 방송될 예정이다.

SF 요소를 기반으로 한 재난물과 스릴러물도 관심을 끈다. 북극을 배경으로 한 바이러스 재난 시리즈 ‘헬릭스’(AXN)가 지난달 1일부터 방송 중이다. SF호러계의 거장 스티븐 킹의 소설을 옮긴 스릴러 ‘언더 더 돔’은 AXN이 다음달 26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미드 전문 채널 AXN의 손준우 마케팅 국장은 “젊은 시청자층을 붙들기 위해 더욱 트렌디하고 자극적인 소재를 선보이고 있다”며 “영화 ‘한니발’의 프리퀄(앞선 시간대 이야기)인 미드 ‘한니발’을 통해 2030 시청자층을 대거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