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달러에 드론 살 수 있게 된 건 기술·아이디어 공유한 혁신의 힘"
“여러분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모두 나눠주세요. 그러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미래 트렌드를 읽어내는 데 가장 탁월한 인물로 꼽히는 크리스 앤더슨 3D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19일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창조경제 글로벌포럼 2014’에서 “창조경제의 핵심은 개방형 혁신 생태계 구축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정보기술(IT) 전문지 와이어드 편집장을 지낸 그는 ‘롱테일 경제학’ ‘공짜경제학’ ‘1인 제조업 시대’ 등의 개념을 잇달아 내놓으며 IT트렌드 변화를 미리 감지해왔다.

앤더슨 CEO는 “특허는 혁신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지식재산권으로 자신의 제품을 보호하면서 물건을 파는 것은 옛날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직접 사업화에 뛰어든 소형무인비행로봇인 드론을 예로 들었다. 그는 “군사용으로 처음 개발된 드론이 시장에서 아무나 살 수 있는 물건이 되리라고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평범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커뮤니티에 공유하면서 이제 500달러(약 53만원) 정도면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커뮤니티란 ‘DIY드론스’란 곳으로 드론을 취미로 제작하는 5만명의 회원들이 한 해 10만건의 글을 올리는 세계 최대 드론 정보 사이트다. 앤더슨 CEO는 “3D로보틱스는 어떤 특허도 갖고 있지 않다”며 “모두 DIY드론스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된 아이디어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 안드로이드폰이 애플 아이폰의 점유율을 넘어선 것 역시 개방형 혁신 생태계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며 “다만 정부는 모든 걸 주도하려고 하기보다 개방과 혁신을 위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