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사용 비중 10여년새 두 자릿수 감소
이산화탄소·폐기물 '자원화'…원유수입 대체효과 年5000억
#2. 한솔제지는 장항공장의 스팀보일러 연료를 석유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바꿨다. 45억원을 들여 보일러를 교체한 결과 황산화물 질산화물 등의 대기오염 물질이 거의 나오지 않고 연료비도 한 해 200억원 가까이 절약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비중 29%
신문용지 1t을 생산하려면 약 1000㎾의 전기가 필요하다. 전주페이퍼는 한 해 전기요금으로 700억~800억원을 쓴다. 연간 매출 7000여억원의 10%가량을 전기료로 내고 있다. 물은 용지 1t당 15~20t을 쓴다.
하지만 제지업체들은 친환경 설비를 도입하고 폐기물을 연료로 재활용하는 방식 등으로 에너지 소비와 환경오염을 크게 줄였다. 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종이 1t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2000년에는 0.75t이었으나 2012년에는 0.61t으로 줄었다.
중유나 유연탄 등 화석연료를 태워 에너지로 쓰는 비중은 2000년 33%에서 2012년 15%로 감소했다. 화석연료 사용 대부분은 LNG다. 공해 발생이 많은 중유는 3%에 불과하다. 폐합성수지 등 신재생 에너지 사용 비중은 이 기간 중 13%에서 29%로 껑충 뛰었다.
◆첨단 폐수처리…폐기물 자원화
한솔제지 장항공장은 ‘텔레모니터링시스템(TMS)’을 갖춰 폐수 방류정보를 환경관리공단과 충남도에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오염 폐수가 방류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제지업계의 폐수 재활용률은 36.2%(2012년)로 전자통신(5.1%) 화학(10.6%) 섬유(2.3%) 식료품(4.9%) 등 다른 업종보다 높다.
이산화탄소나 산업폐기물 등 오염물질을 ‘자원화’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한국제지 울산공장은 고려아연으로부터 연 6만4000t의 이산화탄소를 사들여 고급 종이를 코팅하는 데 필요한 결질탄산칼슘을 만든다. 무림페이퍼는 펄프공장에서 목재칩으로 펄프를 만들고 난 뒤 생기는 부산물인 ‘흑액’(바이오매스)을 이용해 증기를 생산한다.
깨끗한나라는 지난해 고형연료 폐기물로 스팀보일러를 돌리는 시설을 구축했다. 전주페이퍼가 2010년 만든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소도 폐플라스틱과 생활폐기물 등을 연료로 쓴다.
업계는 이산화탄소나 폐기물을 에너지로 활용함으로써 원유 수입을 대체하는 효과가 한 해 평균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한다. 권오근 제지연합회 상무는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50%로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