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증권사인 애플투자증권이 설립 6년 만에 문을 닫았다. ‘장사가 안된다’는 이유로 증권사가 스스로 문을 닫는 건 2004년 모아증권중개 이후 10년 만이다. 62개사가 난립한 증권업계에 본격적인 구조조정 바람이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제5차 정례회의를 열고 애플투자증권의 금융투자업 폐지 승인을 의결했다. 2008년 6월 문을 연 애플투자는 증권업황 악화에 따른 적자로 인해 지난해 4월 자진 청산을 결정한 뒤 금융투자업 폐지 신청을 냈다.

증권업계는 애플투자의 자진 폐업이 ‘증권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증시 침체에 따른 투자자 이탈과 거래량 감소 여파로 핵심 수입원인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이 쪼그라들면서 ‘코너’에 몰린 증권사들이 그만큼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62개 증권사(작년 말 기준)들은 지난해 4~12월 10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수익성 하락은 자연스럽게 내부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은 비용감축을 위해 임직원 2559명을 내보내는 동시에 160개 지점의 문을 닫았다.

증권사 매물도 쏟아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과 동양증권이 각각 NH농협금융과 대만 유안타증권에 팔린 데 이어 현대증권도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나선 상태다. 이트레이드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토러스투자증권 BNG증권 등 중소 증권사들도 ‘매물 리스트’에 올라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