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얏트 호텔 '60년 베일'…월가 출신 CEO가 벗겼다
세계적 호텔 체인 하얏트호텔그룹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메리어트와 힐튼 등 경쟁사에 비해 호텔 체인 확장에 소극적이던 하얏트는 오는 8월 ‘억만장자의 거리’로 불리는 미국 뉴욕 57번가에 초호화판 ‘파크 하얏트’의 문을 연다. 아파트 한 가구에 1000억원을 호가하는 맨해튼의 새 랜드마크 ‘원(One)57’ 건물에 입주하는 형태다. 지난주 하얏트는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투자자 총회’를 열었다. 월가에선 “그동안 ‘비밀주의’를 고수해온 하얏트로선 엄청난 변화였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하얏트가 60년 묵은 베일을 벗고 과감한 행보를 택한 전략 뒤에 월가 출신 최고경영자(CEO) 마크 홉라마잔(50·사진)이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버드 경영대, 시카고대 경영학 석사를 졸업한 홉라마잔은 1990년대 월가 대형은행을 거쳐 2006년 하얏트와 인연을 맺었다. 하얏트는 당시만 해도 소규모 럭셔리 호텔을 지향했다. 비밀주의를 고수했기 때문에 호텔 경영진에 대해서도 별로 알려진 게 없었다. 지금도 메리어트와 힐튼이 전 세계 4000여개, 스타우드가 1200개 체인을 운영하는 데 비해 하얏트는 525개 체인만 운영 중이다.

홉라마잔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프리츠커 가문을 서서히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2009년 11억달러(약 1조170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이후 뉴욕, 첸나이, 빈 등 대도시 중심으로 확장 전략을 펼치는 한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을 공략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어난 3200만달러, 영업이익은 10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주가도 상장 이후 지금까지 약 120% 상승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