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퇴사 이어 이번엔 평가 등급 추락…'채권펀드 거목' 핌코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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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빌 그로스 독단적 운영에 투자자들 불안

미국의 펀드 평가회사인 모닝스타는 18일(현지시간) 핌코의 평가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투자자의 돈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관리되는지 평가하는 ‘관리(stewardship)’ 등급을 B에서 C로 낮췄다. 또 펀드 수수료, 기업문화 등을 평가하는 ‘양성기초점수(parent pillar score)’도 ‘긍정적’에서 ‘중립’으로 강등했다.
이번 평가를 주도한 모닝스타의 에릭 제이컵슨 선임 애널리스트는 “새로 선임된 여섯 명의 임원이 투자위원회에서 그로스 CIO에게 반대 의견을 내놓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회사를 직접 방문해 보니 많은 사람들이 그로스와 마찰을 피하려고 해 최고의 아이디어가 사장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로스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핌코의 기업문화를 우려해 돈을 빼는 고객도 적지 않다. 투자회사 헤리지티캐피털의 폴 슈와츠 회장은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핌코의 문화는 다른 의견이 장려되거나 존중받는 동등한 팀 문화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엘 에리언 CEO의 퇴사는 막장 드라마에 가깝다”며 “최근 고객 돈 일부를 핌코 펀드에서 다른 펀드로 옮겼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의 투자자문사인 패트리사 제퍼존도 최근 투자자들의 돈을 핌코 펀드에서 뺐다. 그는 “경영진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때가 그 펀드를 떠날 때”라며 “조직 운영을 잘하는 펀드가 얼마든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