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개혁과 변화 덕에 올림픽 핵심종목으로 살아남은 태권도가 다시 한번 경기 규정을 손질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준비한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19일 대만 타이베이의 그랜드호텔에서 제25차 총회를 열고 경기 규칙 개정안 등을 승인했다.

눈에 띄는 것은 경고의 강화다.

특히 공격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 선수의 공격을 방해하기 위해 한쪽 다리를 들고 서 있는 플레이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경고를 주기로 했다.

부상 방지를 위해 머리 득점 기준이 '가격'에서 '접촉'으로 바뀐 뒤 선수들이 한쪽 다리를 들고 서 있다가 머리 득점만 노리는 것이 하나의 공격 패턴으로 자리 잡으면서 태권도가 아니라 '발로 하는 펜싱'이라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세계연맹은 일단 발을 듣고 서 있는 시간이 5초 정도가 되면 경고를 주기로 하고 실전에 적용하면서 그 시간을 조정할 방침이다.

세계연맹은 경고를 강화하면서 10번 경고를 받으면 감점패를 당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지금은 8번 경고를 받아야 감점패 처리된다.

그만큼 경기 진행에 불필요한 동작에 대해서는 경고를 많이 주겠다는 의도다.

선수들이 시간을 끌려고 스스로 장비를 풀고 경기를 중단시키려는 행위에 대해서도 무조건 경고가 주어진다.

다만 선수가 코치에게 비디오 리플레이를 요청해 달라며 사인을 보내는 것은 경고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비디오 리플레이 요청은 코치만이 할 수 있고 그동안은 선수가 사인을 보내는 것에 경고를 줬다.

판정의 공정성 확보에 큰 공을 세운 전자호구시스템도 다시 진화한다.

세계연맹은 이번 총회에서 전자호구를 머리 부분에도 쓸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해 전자호구 헤드기어 도입을 예고했다.

지금은 몸통에만 전자호구를 착용해 자동으로 득점 여부를 가리고 머리 득점은 심판들이 직접 주고 있다.

헤드기어도 전자호구 시스템을 적용하면 비디오 판독으로도 가려내기 불분명한 득점 상황에 대해 더욱 명확하게 판정을 내릴 수 있을 전망이다.

호구로 가려지지 않은 얼굴 부위의 득점 판정이나 전자파 유해성 여부 등 몇 가지 쟁점 사안은 있지만 세계연맹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의 적용을 목표로 이르면 하반기부터 전자호구 헤드기어를 실제 대회에서 쓸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