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CJ·효성·한화·롯데·GS·한진·코오롱
횡령 및 배임 혐의 재벌 오너들 등기이사직 물러나


SK와 LG, CJ, 롯데, 한화 등 등 국내 주요 재벌그룹들이 21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등기이사 선임과 이사보수 한도 등의 안건을 처리한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정기 주총을 개최하는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 339개사, 코스닥시장 321개사, 코넥스시장 2개 등 모두 662개사다.

이는 지난 14일 주총을 개최한 116개사에 비해 6배 가까이 많다.

특히 SK·LG·CJ·롯데·효성·현대중공업·한진·GS·한화·코오롱·KT 등 대기업그룹 계열사들이 한날한시에 한꺼번에 주총을 개최한다.

이날 주총에선 재벌그룹 오너들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눈길을 끈다.

최근 실형 선고를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고 SK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C&C, SK네트웍스 등 계열사 이사진이 대거 교체된다.

횡령·배임혐의로 재판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임기가 끝나는 CJ E&M과 CJ오쇼핑, CJ CGV 등 3개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한화 등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효성은 그러나 주총 안건으로 탈세 등 혐의로 기소된 조석래 회장과 장남 조현준 사장의 재선임과 3남 조현상 부사장의 신규 선임건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또 이날 주요 대기업 주총에선 이사보수 한도 증액안건에 대해 주주들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사 수가 1명 늘어나는 SK하이닉스는 이사보수 한도를 5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효성은 이사 수 1명 감소에도 이사보수 한도를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을 올렸다.

권력 출신의 '힘 있는' 사외이사 영입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송영천 법무법인 세한 대표변호사 회장·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 롯데쇼핑(박동열 세무법인 호람 회장·대전지방국세청장 출신), 롯데칠성음료(김용재 전 국세청 감찰담당관), 롯데케미칼(정동기 법무법인 바른 고문변호사·대통령 민정수석 비서관 출신) 등 롯데그룹은 세무와 법조계 출신 인사들을 사외이사에 앉힌다.

또 LG(윤대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국무조정실장 출신), SK하이닉스(최종원 서울대 교수·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단장 출신), SK네트웍스(허용석 삼일경영연구원장·관세청장 출신), KT(김종구 법무법인 여명 고문변호사·법무부 장관 출신), 현대중공업(이장영 금융연수원장·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 등 기업들도 정·관계 등 출신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측은 이들 대기업의 권력 출신이나 이해관계가 얽힌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일부 코스닥 상장사 주총은 경영권 확보 등을 위한 주주 간 표 대결이 예상된다.

한국토지신탁은 최대주주인 엠케이인베스트먼트와 2대주주인 아이스텀앤트러스트가 각자 사내이사 후보를 내세우고 이날 주총에서 주주간 표 대결을 앞두고 있다.

피씨디렉트는 주주인 스틸투자자문이 현 대표 해임과 감사 선임 등에 대한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했다.

대창단조도 스위스 기관투자가인 NZ알파인이 자회사 합병을 통한 지배구조 단순화와 감사 선임, 주식 액면분할 등을 주주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