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대문호이자 과학·철학자였던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쓴 평생의 역작 ‘파우스트’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전능한 삶을 살고 싶어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가 결국 진정한 삶은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일이라는 걸 깨닫고 죽기 직전 외친 말이다.
괴테는 8세에 시를 읊조릴 정도로 문학에 눈을 빨리 떴다. 스트라스부르대에서 법학박사를 딴 뒤 법관 실습차 헤센주 베츨라어 법원에 갔을 때 그의 인생을 뒤흔든 사건이 발생했다. 지인의 약혼녀 샤를로테 부프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로테의 화신이다. ‘모방 자살’을 칭하는 베르테르효과는 여기서 기인했다. 깊은 절망감에 몸둘 바 모르는 인간을 묘사한 이 소설은 괴테를 일약 유럽 전역의 스타로 만들었다. 1775년부터 10여년간은 바이마르에서 궁정 생활을 했다. 공무원 생활에 지쳐 떠난 유럽 전역 여행은 그에게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세우는 토대가 됐다.
프랑스혁명이 전 유럽에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쟁에도 참여했다. 전후(戰後)에는 막역지우 실러를 만나 정신적 안정을 얻으며 주요 저서를 집필했다. 실러 사후 1808년 파우스트 1부를 완성했다. 그러나 2부는 파우스트가 인류를 위한 대규모 공사를 하고 쓰러지면서 끝난다. 괴테는 1832년 3월22일 사망하기 바로 전까지 2부를 썼다. 파우스트는 근대 격변기를 온몸으로 체험했던 괴테 그 자신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