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한국인이란 게 너무 자랑스러워요."

23일 오후(현지시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이 선발 등판한 미국 프로야구 호주 개막 2차전 LA다저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경기를 보기 위해 시드니 크리켓그라운드를 찾은 100여명의 호주 교민과 주재원들이 목이 터져라 류현진을 응원했다.

시드니에 사는 교민들은 물론 멀리 떨어진 멜버른이나 브리즈번에 사는 교민들까지 이날 경기를 보기 위해 차로 10시간 이상 걸리는 먼 여행을 마다치 않고 경기장을 찾았다.

시드니에서 차로 8시간가량 걸리는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접경 지역의 헤이(hay)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송찬욱 씨는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를 보기 위해 어제 8시간 운전해 시드니로 왔다"며 "같은 한국인이란 게 너무 자랑스럽다"고 감격했다.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시드니 교민 웨인 박 씨는 "이 경기를 보기 위해 1년 전에 표를 예매했다"며 "원래는 언제 누가 등판하는지 모르고 토요일 경기를 예매하려 했다가 매진이어서 어쩔 수 없이 일요일 경기를 했는데, 마침 류현진이 선발로 나와 행운"이라고 기뻐했다.

한 한국기업 주재원은 "호주에선 야구가 비인기 종목이라 관중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니 많은 현지인이 경기장을 찾아 의외였다"

이들은 류현진이 안타를 치거나 삼진을 잡아낼 때마다 큰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시드니의 이날 낮 최고기온은 29도까지 치솟아 다소 덥게 느껴지는 날씨였지만 4만6000여석의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펼치는 멋진 플레이에 빠져 더위를 잊은 듯한 모습이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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