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프라이즈’ 앱을 내놓은 엠버스의 주시현 대표(맨 왼쪽)와 직원들이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써프라이즈는 유명 브랜드의 오프라인 할인 정보를 보여주는 앱이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써프라이즈’ 앱을 내놓은 엠버스의 주시현 대표(맨 왼쪽)와 직원들이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써프라이즈는 유명 브랜드의 오프라인 할인 정보를 보여주는 앱이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민족사관고 조기 졸업, KAIST 전산학과 수석 졸업, 외국계 유명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 입사…. 이런 화려한 이력을 갖춘 인재가 창업을 한다면 어떤 아이템일까.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등 첨단기술 벤처일 거라 짐작하기 쉽다.

하지만 주시현 엠버스 대표는 커머스에 ‘올인’했다. 전자상거래 분야가 그간 ‘테키(techi·기술전문가)’들의 흥미를 끌지 못해 혁신을 일으킬 소지가 크다고 생각해서다. 지난달 초 쇼핑 할인 정보를 모아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써프라이즈’를 내놓은 그를 최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내가 찜한 브랜드’ 한눈에

써프라이즈는 나이키 H&M 등 유명 패션 브랜드, 미샤 올리브영 등 뷰티 브랜드의 오프라인 할인 정보를 모아 보여주는 앱이다. 이용자가 앱에 등록된 150여개의 주요 브랜드 중 원하는 브랜드를 골라 체크해 놓으면 오프라인 할인이 시작될 때 알려준다.

이 앱은 패션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서 ‘꿀앱’(유용한 앱)으로 불리며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약 한 달 만에 21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주간 이용자는 10만명, 하루 이용자는 3만~5만명에 달한다. 안드로이드 버전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돼 있으며 아이폰 버전은 출시될 예정이다.

주 대표는 “그동안 커머스 앱은 많았지만 주로 사업자 눈높이에 맞춰져 있었다”고 진단했다. 각 브랜드와 백화점 등에서 개별적으로 만든 앱은 수두룩하지만 해당 브랜드 정보만 알 수 있어 이용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정보가 불충분했다는 것이다. 그는 “써프라이즈는 이용자가 원하는 브랜드와 상점 위치, 오프라인 할인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지향적”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이용자가 있는 지역의 할인 정보만 골라 볼 수 있는 기능, 특정 브랜드 구독자가 특정 지역에서만 받아볼 수 있는 할인 정보 기능 등 위치기반서비스(LBS)와 접목된 기능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이용자 눈높이 맞춘다

써프라이즈는 주 대표의 첫 번째 아이템이 아니다. 2011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KAIST 선배인 김성준 씨와 정민종 씨가 창업한 커뮤니티 기반 패션 커머스 ‘스타일세즈’에 입사해 일했다. 2012년 6월에는 독립해 엠버스를 창업하고 디자인 소품 쇼핑 앱 ‘엠엔오피 디자인스’를 선보였다.

엠엔오피 디자인스는 출시 당시 검색창을 없앤 쇼핑 앱으로 주목받았다. ‘운동화’ ‘원피스’ 등 원하는 정보를 검색한 뒤 쇼핑을 진행하는데, 이 절차가 당연하지 않다는 것이 주 대표의 생각이었다. 그는 “모바일 쇼핑은 온라인 쇼핑과는 완전히 다른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이 필수”이라고 강조했다. 이때의 노하우가 이번 써프라이즈 개발에도 녹아들었다는 설명이다.

커머스 분야에 천착하는 이유로 주 대표는 “물건을 사고파는 상거래는 가장 본질적인 행위”라며 “하지만 너무 ‘돈 냄새’가 난다거나 재미없다고 생각해서 기술력 있는 창업자들이 외면해온 분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만든 벤처캐피털 케이큐브벤처스는 엠버스가 법인을 설립하기도 전인 2012년 6월 1억원을 투자했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유통기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빅데이터를 가장 잘 활용하는 대표적 기술기업이다. ‘드론’과 ‘예측배송’ 등 첨단 시스템을 가장 앞서 도입했다. 주 대표는 “전자상거래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데도 미국처럼 스타트업이 활성화된 곳에서조차도 천천히 바뀌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켜 모든 사람에게 폭넓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