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탄고속함인 조천형함 장병들이 K-6 기관총을 겨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유도탄고속함인 조천형함 장병들이 K-6 기관총을 겨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안함 피격사건 4주기(3월26일)를 앞둔 지난 19일 서해 해상에선 대규모 해군 전력이 참여하는 해상 기동훈련이 실시됐다. 이날 훈련에는 최신예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7600t급)이 참여했다.

천안함 피격 4주기를 맞아 우리 해군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호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진행됐다. 세종대왕함을 필두로 한국형 구축함인 양만춘함(3200t급), 차기호위함인 인천함(2300t급) 등 함정 9척이 평택항을 출항하면서 훈련은 시작됐다.

세종대왕함은 2010년부터 작전 배치된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으로 ‘바다 위의 중앙방공통제소(MCR)’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이지스 체계의 핵심인 스파이 레이더(SPY-1)는 1000여개의 해상 공중 표적을 탐지하고 2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출항 후 3시간여가 지난 인천 옹진군 덕적도 인근해상. 세종대왕함 상황실이 긴급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적 수상함과 잠수함이 서해 NLL을 넘어 남하했다는 보고가 들어왔고 ‘함교 작전 개시, 전투배치’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함정들이 공격대형으로 전개했다. 세종대왕함 함미 격납고에선 헬기가 이륙해 잠수함 탐지 업무에 들어갔다. 이어 함내 적 함정을 향한 사격 명령이 떨어졌다. 구축함 등에서 127㎜와 76㎜ 함포가 일제히 불을 뿜고, K-6 중기관총도 가상의 적 함정을 향해 사격했다. 이 기관총은 천안함 피격사건 때 전사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인 윤청자 씨가 기탁한 성금으로 장착된 무기다. 세종대왕함으로부터 서편 10㎞ 해상에 있던 적 경비정은 격침판정을 받았다.

잠시 후 초계임무를 하던 성남함에서도 적 잠수함을 발견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세종대왕함과 성남함, 공주함은 나란히 폭뢰를 투하한 뒤 속력(시속 46.3㎞)을 최대한 높여 빠져나갔다. 5초가량 후 배 후방에선 엄청난 폭음과 함께 20m 높이의 물기둥이 치솟았다.

이날 훈련에 참여한 최양선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 1차장(준장)은 “우리 해군은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한층 성능이 향상된 차기 호위함과 유도탄 고속함을 실전 배치했다”며 “북의 해상도발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일념으로 서해바다를 굳건히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대왕함 =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