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여피족(the Yuppies)’이 있었다면 이젠 ‘여미족(the Yummy)’이다.”

대도시에 거주하며 외모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20~40대 남성 ‘여미족’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HSBC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21일 보도했다.

여미족은 젊은(Young), 도시(Urban)에 거주하는 남성(Male)을 결합한 신조어다. 이들은 화장을 하거나 성형수술을 하는 등 외모를 가꾸는 데 관심이 많다. 아웃도어 스포츠 장비나 명품 의류 및 액세서리 소비를 즐기며 인터넷으로 쇼핑 정보를 공유한다. 쇼핑의 목적은 대부분 스스로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HSBC는 보고서에서 패션에 민감하고 외모에 관심이 많은 남성을 뜻하는 ‘메트로섹슈얼’이란 단어는 이미 20년 전에 등장했지만 이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해 ‘여미족’으로 탈바꿈한 건 최근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여미족의 등장을 가장 반기는 건 명품업계다. 명품 소비자는 여전히 여성이 남성보다 많지만 남성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1995년 명품 소비자 중 남성의 비율은 35%였지만 지난해 40%로 올랐다.

FT는 “1980년대 소비를 주도하던 여피족과 비교해 여미족은 더 개인화됐다”고 전했다. 여피족은 도시 근교에 살며 전문직에 종사하는 고소득 젊은이를 뜻한다. 여피족은 최첨단 전자기기나 고가의 자동차를 주로 구매했다. 인생의 목표는 대부분 직장 내 승진이었다. 명품도 주로 여자친구나 아내를 위해 소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