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런던까지 달리는 대륙횡단열차 '첫단추' 끼웠다
부산을 출발해 북한~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를 거쳐 영국 런던에 도착하는 대륙횡단열차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첫 단추가 끼워졌다.

코레일은 21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최연혜 사장(사진 왼쪽)과 타데우시 시오즈다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의장이 만나 OSJD 제휴회원 가입 협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OSJD는 러시아 중국 북한 등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27개국의 철도협력기구로, 유라시아 대륙철도 관련 기구다.

코레일은 이번 협약 체결로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및 동북아 평화협력 시대를 위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핵심인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구축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OSJD 제휴회원이 되면 대륙철도 운행을 위한 국제규약, 통관협정, 환적, 수입 배분 등을 다루는 모든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회원국 간 교류 확대를 통해 10년째 북한의 반대로 미뤄지고 있는 (정부 차원) 정회원 가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OSJD 정회원 가입은 27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결정된다.

제휴회원 가입 추진 1년 만에 결실을 맺은 이번 협약은 남북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코레일은 지난 2월 북한의 호의적인 태도 속에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한 현장실사를 마쳤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협력 사업으로 국내 기업으로는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 등이 참여를 추진하고 있으며, 나진~하산 54㎞ 구간은 시베리아대륙횡단 철도의 시발점이 될 중요한 지점이다.

또 이번 협약식에서 OSJD 의장은 최 사장에게 4월24일부터 나흘간 평양에서 열리는 OSJD 사장단 연례회의 참석을 요청해, 최 사장의 방북이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사장은 “정회원이 아니어서 의결권은 없지만 의견은 제시할 수 있다”며 “정부와 협의해 참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시베리아 횡단 철도’ 책을 냈던 최 사장은 “OSJD 가입으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실현의 발판이 마련됐으니 남북철도, 대륙철도 시대를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