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업계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폐업한 증권사가 생겨난데다 동양증권에 이어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 매각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애플투자증권의 금융투자업 폐지를 승인했다. 애플투자증권은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해 지난해 4월 주주총회에서 자진 청산을 결정했다. 증권사의 자진 청산은 지난 2004년 모아증권중개 이후 10년 만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의 자진 청산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1개 증권사가 자본잠식에 빠져 있어서다. 코스피200 옵션 주문실수로 파산 위기에 몰린 한맥투자증권도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 한맥투자증권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했지만 미국계 헤지펀드와 이익금 반환협상을 매듭짓지 못해 자본 확충 계획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증권은 대만 유안타증권의 인수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금융위원회가 동양증권의 대주주 변경을 승인하면 유안타증권의 인수 절차는 완료된다.

우리투자증권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인 NH농협금융은 이르면 이달 말까지 협상을 타결지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증권도 산업은행이 내달 초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방식으로 매각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아이엠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도 매물로 나와있다. 금융당국이 증권업계 인수·합병(M&A) 촉진 방안을 내놓으며 업계 재편을 독려하고 있어 올해가 증권업계 재편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