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국 골프다이제스트
사진=미국 골프다이제스트
이달 초 프로골프투어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캐리 웹(호주)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페어웨이 벙커샷 실수로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는 아픔을 겪었다.

매킬로이는 지난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내셔널 챔피언코스에서 열린 PGA투어 혼다클래식 마지막날 연장전에서 러셀 헨리(25)에게 패했다. 1타차 선두를 달리다 16번홀(파4) 페어웨이 벙커에서 친 두 번째샷이 그린 앞 해저드로 들어가며 공동선두를 허용한 뒤였다. 이에 앞서 웹은 2일 싱가포르 센토사GC에서 열린 미 LPGA투어 HSBC위민스챔피언스 마지막날 공동선두를 달리다 1타차로 연장전에도 나가지 못했다. 18번홀(파5)에서 티샷이 벙커로 들어가자 우드로 무리하게 꺼내려다 벙커턱에 걸려 벙커 탈출에 실패했던 것.

세계적인 선수들도 페어웨이 벙커에서는 실수하거나 욕심을 내다 망가진다. 매킬로이는 페어웨이 벙커에서 볼부터 먼저 때리지 못하고 뒤땅을 쳤고 웹은 자신의 키보다 높은 벙커 턱을 감안하지 않았다.

페어웨이 벙커샷의 4대 키워드


[봄 골프] 페어웨이 벙커샷 잘하려면, 긴 클럽으로 그립 내려잡고 볼부터 맞혀야
아마추어 골퍼들은 톱 프로들의 페어웨이 벙커샷 실수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미국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는 골프잡지 골프다이제스트에 ‘페어웨이 벙커샷의 4대 키워드’를 소개한 바 있다.

첫째, 발을 모래 속에 단단히 고정하라. 하체가 안정돼야 볼을 정확히 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클럽 선택이다. 스트리커는 “일단 벙커 턱을 넘길 수 있는 클럽, 평소보다 긴 클럽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는 주저하지 말고 공격적으로 스윙하는 것. 스트리커는 “모래에서 볼을 치는 것은 주저하게 만들고 볼을 맞히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임팩트 이후에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스윙을 하지 못한다”며 “스윙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넷째는 볼을 먼저 맞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드레스 때의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데 발이 모래 속으로 들어간 것을 감안해 그립을 조금 내려 잡아야 한다.

벙커에서 볼만 걷어내는 요령

페어웨이 벙커에서는 볼만 걷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평소보다 턱을 들어야 한다. 그러면 등이 펴지고 클럽의 최저점이 지면보다 살짝 위에 만들어진다. 턱의 위치를 폴로스루 동작까지 유지해준다고 생각하면 쉬워진다. 볼을 걷어내려고 하다 보면 어드레스 때 체중이 오른발에 실려 클럽이 모래에 먼저 닿을 수 있다.

어드레스 때 체중을 평소보다 왼발에 실어주도록 한다. 미국 골프매거진이 선정한 100대 코치인 론 그링(미국)은 “볼을 클럽의 토(앞)쪽에 위치시킨 뒤 페어웨이 벙커샷을 해보라”고 권했다. 그는 “볼의 위치를 이렇게 하면 볼을 중심에 맞히기 위해 팔을 더 뻗을 수밖에 없다”며 “자연스럽게 스윙이 약간 평탄하게 흐르게 되고 임팩트 때 모래를 적게 떠내며 볼을 먼저 맞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니시는 끝까지 해줘야 한다. 임팩트 이후 몸이 성급하게 일어나면서 스윙을 마무리해서는 안된다. 피니시를 끝까지 한다는 생각으로 클럽을 휘둘러야 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