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의 스포츠 사랑…대표팀 봅슬레이 만들어준다
대한항공이 봅슬레이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위해 썰매 장비를 직접 제작해 지원하기로 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국산 장비를 구하지 못한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네덜란드산 썰매로 연습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썰매 지원을 특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와 한국체대, 성균관대, 인하대 등 국내외 대학 연구진과 산학협력 컨소시엄을 맺고 봅슬레이 국가대표용 2인승, 4인승 썰매 동체와 봅슬레이 날을 제작하기로 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봅슬레이 썰매 제작은 대한항공과 강광배 한국체대 교수, 이진기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등이 공동 산학협력단을 꾸려 진행된다.

산학협력단은 5월부터 개발작업에 착수해 11월 시제품 제작, 테스트 등을 거친 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직전까지 최종 완성품을 만들 예정이다. 그동안 BMW, 페라리 등 자동차 회사들이 봅슬레이 썰매를 제작한 적은 있지만, 항공사가 참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봅슬레이 썰매는 첨단 항공기 소재와 같은 탄소복합소재를 이용하는데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 쓰인다는 점에서 회사가 보유한 항공·우주 분야 기술력이면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산학협력은 대한체육회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는 조 회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조 회장은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수들이 네덜란드에서 만든 썰매를 이용해 연습과 시합에 나서지만, 개개인에 최적화한 장비가 아니어서 좋은 기록을 내기 힘들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뒤 대한항공에 개발 지시를 내렸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은 2009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1년10개월간 해외를 누비면서 평창 유치전을 성공작으로 이끌어냈다”며 “봅슬레이 썰매 제작도 평창 동계올림픽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