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크림반도에 이어 우크라이나 접경 국가인 몰도바의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 합병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서방세계가 또다시 긴장하고 있다.

몰도바 트란스니스트리아, 러시아의 '제2 크림' 되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럽주둔군 사령관을 맡고 있는 미국 공군 장성 필립 브리드로브는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 집결된 러시아 병력이 10일 전부터 대규모 훈련을 시작했다”며 “이 병력은 명령만 떨어지면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진격할 준비가 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디언도 이날 유럽 외교가의 말을 인용, “러시아가 러시아계 사람이 많이 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남부와 서쪽의 트란스니스트리아를 확보해 키예프의 흑해 접근을 차단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친서방 성향의 우크라이나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동·서·남쪽 지역을 장악해 이른바 ‘러시아존’ 세력권에 두겠다는 것이다.

인구 55만명 규모의 소국인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옛 소련 시절 몰도바 영토였으나 1990년 분리독립을 선언한 자치공화국이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아직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2006년 주민투표에서 97.2%의 지지로 러시아 귀속을 결정했으나 당시 러시아는 합병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모스크바의 계산이 바뀌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2011년까지 러시아 하원 부의장을 지냈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가 우크라이나를 동서로 분할해 러시아와 폴란드가 나눠 갖자는 제안을 담은 공식 서한을 폴란드 외무부에 보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