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남중국해에서 실종된 말레이시아 여객기(MH370)가 인도양 남부에 추락한 것으로 24일 공식 확인됐다. 항공기가 실종된 지 17일 만이다. 승객을 포함한 탑승자 239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사진)는 이날 오후 10시(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 푸트라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데이터에 따르면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 MH370기가 호주 서부연안 도시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1958㎞(1224마일) 떨어진 남인도양 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사실은 영국의 수색 전문가들이 확인한 것이다.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실종된 직후 일각에서는 테러 단체에 의한 소행 또는 조종사에 의한 납치 가능성 등 여러 가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사실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라작 총리도 이날 회견에서 항공기의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CNN은 “라작 총리의 이날 발표 내용에 비춰봤을 때 사고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중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라작 총리의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말레이시아 항공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항공기 승객 중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말레이시아 항공 MH370기는 8일 새벽 실종됐지만 사고기 수색작업은 열흘이 넘도록 별 진전이 없었다. 이후 지난 21일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호주해상안전청이 말레이시아 여객기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를 남인도양 해상에서 발견했다”고 밝히면서 실종기 수색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당시 호주해상안전청은 위성사진을 분석해 여객기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 두 개를 포착했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는 공군 소속의 정찰기를 현장에 급파했다. 잔해 수색작업에는 호주 공군 외에 미 해군의 P-8A 포세이돈 초계기도 투입됐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해군 소속 함선 6척과 헬기 3대를 남인도양에 배치, 이 지역 수색에 나섰다.

다만 수색지역에 바람이 많이 불고 높은 파도가 일면서 수색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여객기의 추락은 확인됐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는 작업 역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양의 일부 지역은 깊이가 3000~4000m에 달해 핵심 비행정보를 담고 있는 블랙박스를 발견, 회수하는 데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항공 MH370기는 지난 8일 오전 0시41분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우고 쿠알라룸푸르공항을 이륙해 베이징으로 가던 중 1시30분께 교신이 끊기고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