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세바른병원 강서점 원장이 최근 개최된 무료건강강좌에서 척추관협착증을 비롯한 척주질환의 증상을 소개하고 있다. /세바른병원 제공
김훈 세바른병원 강서점 원장이 최근 개최된 무료건강강좌에서 척추관협착증을 비롯한 척주질환의 증상을 소개하고 있다. /세바른병원 제공
“걷기가 너무 힘들고 잠도 못 자겠어요” 척추·관절병원인 세바른병원을 찾은 박모씨(63세)가 전문의에게 털어놓은 첫 마디였다. 말 그대로 박씨는 최근 1년 간 보행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손녀와 함께 집에서 10분 거리인 놀이터까지 걷기만 해도 종아리가 당기고 쑤셨다. 특히 엉치 쪽으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였다.

밤은 낮보다 더 괴로웠는데 종아리의 통증이 밤만 되면 더 심해지는 탓이었다. 불면증에 시달린 것만 해도 반년 가까이 됐다. 계속되는 통증에 결국 병원을 찾은 박 씨의 병명은 척추관협착증. 노화로 인해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눌렀다는 진단이었다.

박씨가 겪은 하반신 통증은 척추관협착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다. 오래 걸으면 다리가 터질 듯이 아프거나 힘이 빠지고, 쪼그려 앉아서 쉬면 통증이 줄어드는 증상을 보인다. 김훈 세바른병원 강서점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이 발병하는 부위는 허리지만 엉치, 허벅지, 종아리, 발끝 등 하반신의 통증이 허리보다 심한 경향이 있다”며 “허리를 펴면 아프고 앞으로 굽히면 편해지는데, 이는 허리를 굽혔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허리디스크와는 확연히 다른 차이”라고 설명했다.

척추 통증은 신경 압박 외에도 염증, 부종으로 인해 더욱 극심해진다. 따라서 척추관협착증의 치료는 이들 통증 원인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최근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는 비수술 치료법이 통증을 잠재우고 있다. 바로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이다.

서울아산병원이 개발하고 세바른병원이 도입해 시행 중인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은 협착 부위에 작은 풍선을 삽입, 척추관의 폭을 넓히는 시술이다. 예컨대 삽입한 풍선을 척추 안에서 부풀려 물리적으로 공간을 확보하고 협착된 부분을 떨어뜨려주는 것이다.

실제로 박씨는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김 원장은 “박씨는 협착의 정도가 심한 난치성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었지만 시술 후 매일 같이 걷기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고 전했다.

척추협착 풍선확장술은 시술의 효과는 더 하되, 기존 비수술 치료법의 용이성은 그대로 가져온 시술이다. 국소마취 하에 피부 절개 없이 30분이면 시술이 완료되기 때문. 따라서 당뇨나 고혈압을 앓고 있는 환자도 부담 없이 시술을 받을 수가 있다. 또한 시술을 받은 후 잠시 안정을 취하면 바로 퇴원할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