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5억원 노역 논란 허재호 前회장/연합뉴스
일당 5억원 노역 논란 허재호 前회장/연합뉴스
'황제 노역'으로 검찰, 법원에 대한 비난을 일으킨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동생의 사기 사건에서도 '관대한 처분'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허 회장의 동생이 사기 과정에서 법조·정계 인사와의 친분을 과시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2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허 전 회장의 동생 A씨는 2000년대 초중반 법조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전·현직 판사들의 골프모임 '법구회' 스폰서로 알려져 있으며, A씨는 이 모임에서 회원들을 대신해 '가명'으로 골프 예약을 해주거나 식사비와 유흥비를 지원하면서 사실상 총무역할을 해온 것으로 당시 보도됐다.

이와 관련,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2005년 이용훈 대법원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법구회 소속 현직 판사가 모임회원 출신 소속 변호사에게 영장사건을 싹쓸이하도록 도와줬다"고 법구회의 폐단을 지적했다.

법구회는 1990년 초 모 지방법원 근무 당시 친분을 맺은 판사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친목 골프모임으로, 2005년 당시 회원수는 17명이며 1년에 10여 차례 정기 모임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모임이 사실상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허재호 전 회장의 동생이 법구회에 도움을 준 것은 사법부 내에 알려진 얘기"라며 "일부 판사들과 친분이 두터웠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현재 변호사를 하는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가 허 전 회장의 동생으로부터 수년 전 '접대'를 받았다는 것은 법조계 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의 한 인사는 "판사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일부 검사와 통화할 정도로 법조계 인맥을 형성한 허 전 회장의 동생이 허 전 회장의 검찰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특히 A씨와 함께 지난해 취업 사기에 연루된 사촌동생은 "'대주그룹 부회장(A씨)'이 법조·정계 인맥이 넓다.

전화 한 통화면 취업이 가능하다"고 피해자를 속여 범행을 돕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허재호 전 회장의 매제는 광주지검 차장검사를 지낸 것으로 전해졌고, 사위는 현재 광주지법 판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취업사기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그러나 A씨는 항소심이 시작되고 곧바로 보석으로 풀려놨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