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라이벌의 '인재 二夢'…외국어에 빠진 롯데, 인문학에 꽂힌 신세계
‘외국어냐, 인문학이냐.’

유통업계 라이벌 롯데(회장 신동빈)와 신세계(부회장 정용진)가 서로 다른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젊은 인재를 찾아 나서고 있다. 롯데가 통·번역을 전공한 외국어 우수 인재를 발굴하기로 한 반면 신세계는 문학 역사 철학 등 인문학적 바탕을 갖춘 인재를 우선 채용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8일 서울 청량리점 문화홀에서 외국어 우수 인재 초청 채용설명회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연세대 고려대 한국외국어대 이화여대 등 9개 대학 통·번역대학원 및 통·번역학과, 국제학부 재학생이 대상이다.

채용설명회에서는 김지은 롯데백화점 해외패션부문장이 나와 외국 협력업체 상담 등 외국어를 활용한 실무 경험에 대해 강의한다. 또 롯데백화점의 해외사업 현황과 채용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해외사업부문과 해외패션부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함께하는 ‘선배 사원과의 대화’도 마련한다.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10일 시작되는 신입사원 공채에서 외국어 말하기시험(OPIC) IH(Intermidiate High) 이상 성적을 제출하는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줄 계획이다.

신세계는 ‘인문학 투어’를 펼친다. 신세계는 다음달부터 주요 대학을 돌며 인문학 강연을 중심으로 한 ‘지식 향연’을 개최한다. 다음달 8일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리는 첫 행사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나와 인문학의 중요성을 역설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행사 참가자 중 지식·지혜 경연과 인문학 경연 등 2단계를 거쳐 ‘인문학 청년 영웅’ 20명을 선발, 이탈리아 로마 등을 방문하는 해외연수 기회를 주고 입사 지원 시 가산점을 줄 예정이다.

롯데와 신세계의 인재관 차이는 상이한 경영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다. 롯데는 최근 해외 사업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중국 4개, 러시아 1개, 인도네시아 1개인 해외 점포를 꾸준히 늘려 2018년 전체 매출의 20%인 5조원을 해외에서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는 단순한 유통기업을 넘어 쇼핑에 문화를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