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하이트-롯데 '삼국지'…4월, 맥주시장이 들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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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리포트
롯데, 라거맥주 출시 임박…오비, '에일스톤'으로 맞불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 "롯데 들어와도 영향 없다"
롯데, 라거맥주 출시 임박…오비, '에일스톤'으로 맞불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 "롯데 들어와도 영향 없다"
“롯데가 맥주 시장에 들어온다고 해도 시장 판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오비맥주의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가 열린 26일 서울 청진동 그랑블루. 이 회사 장인수 사장에게 신제품보다는 롯데의 맥주 사업 진출과 관련된 질문이 몰렸다. 말을 아끼던 장 사장은 “롯데는 계열 대리점을 통한 ‘과자 판매’에서는 역량을 갖고 있지만 맥주 시장은 자율경쟁 시장”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장 사장은 태연한 반응을 보였지만 현재 맥주업계의 최대 관심은 롯데의 시장 진입이다. 오비맥주가 이날 ‘에일스톤’이란 신제품을 내놓은 것도 롯데맥주 출시에 앞서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충북 충주시에 연간 5만kL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제품 생산을 앞두고 있다. 독일산 설비를 활용해 진한 맛을 내는 라거맥주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인 자리에서 시제품 시음회까지 열었다. 신동빈 그룹 회장이 맥주 사업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에는 모든 먹거리 품목이 다 있는데 맥주만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롯데주류는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 200억~300억원을 책정했다. 영업인력 80명을 새로 채용해 맥주 판매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특히 6월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250억원으로 잡았다. 시장점유율 2.7%에 해당하는 수치다. 롯데는 2017년까지 7000억원을 투입해 제1공장의 10배 규모인 50만kL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의 초기 생산 규모가 너무 작아 시장 영향력을 판단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주류업체 대표는 “신제품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첫해에 10%의 점유율은 가져가야 한다”며 “2% 남짓한 생산량으로 맥주를 출시했다고 하는 것은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인욱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의 맥주 생산량은 소매점에 깔리기도 힘든 양”이라며 “맥주 시장의 성수기인 3분기를 겨냥해 서둘러 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또 “초기 반응이 좋지 않을 경우 50만kL를 생산하는 본공장 건설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맥주 시장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양분하고 있다. 오비맥주가 60%, 하이트진로가 40%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이들은 맥주 사업에 대한 오랜 노하우를 앞세워 롯데맥주에 맞선다는 방침이다.
오비맥주는 이날 내놓은 에일맥주 ‘에일스톤’으로 국산 맥주 시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일맥주는 시원한 맛을 내는 라거맥주와는 달리 진하고 쓴 맛을 내는 맥주다. 송현석 오비맥주 마케팅총괄 전무는 “국산이라는 이유로 폄하되지만 않으면 맛에서는 기네스 등 수입 맥주를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생산설비를 전면 교체하고 효모 발효 기술 개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롯데 외에 신세계도 맥주 사업을 검토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세계는 지난 14일 주주총회에서 맥주제조업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맥주 시장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강진규/이현동 기자 josep@hankyung.com
오비맥주의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가 열린 26일 서울 청진동 그랑블루. 이 회사 장인수 사장에게 신제품보다는 롯데의 맥주 사업 진출과 관련된 질문이 몰렸다. 말을 아끼던 장 사장은 “롯데는 계열 대리점을 통한 ‘과자 판매’에서는 역량을 갖고 있지만 맥주 시장은 자율경쟁 시장”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장 사장은 태연한 반응을 보였지만 현재 맥주업계의 최대 관심은 롯데의 시장 진입이다. 오비맥주가 이날 ‘에일스톤’이란 신제품을 내놓은 것도 롯데맥주 출시에 앞서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충북 충주시에 연간 5만kL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제품 생산을 앞두고 있다. 독일산 설비를 활용해 진한 맛을 내는 라거맥주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인 자리에서 시제품 시음회까지 열었다. 신동빈 그룹 회장이 맥주 사업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에는 모든 먹거리 품목이 다 있는데 맥주만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롯데주류는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 200억~300억원을 책정했다. 영업인력 80명을 새로 채용해 맥주 판매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특히 6월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250억원으로 잡았다. 시장점유율 2.7%에 해당하는 수치다. 롯데는 2017년까지 7000억원을 투입해 제1공장의 10배 규모인 50만kL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의 초기 생산 규모가 너무 작아 시장 영향력을 판단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주류업체 대표는 “신제품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첫해에 10%의 점유율은 가져가야 한다”며 “2% 남짓한 생산량으로 맥주를 출시했다고 하는 것은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인욱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의 맥주 생산량은 소매점에 깔리기도 힘든 양”이라며 “맥주 시장의 성수기인 3분기를 겨냥해 서둘러 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또 “초기 반응이 좋지 않을 경우 50만kL를 생산하는 본공장 건설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맥주 시장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양분하고 있다. 오비맥주가 60%, 하이트진로가 40%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이들은 맥주 사업에 대한 오랜 노하우를 앞세워 롯데맥주에 맞선다는 방침이다.
오비맥주는 이날 내놓은 에일맥주 ‘에일스톤’으로 국산 맥주 시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일맥주는 시원한 맛을 내는 라거맥주와는 달리 진하고 쓴 맛을 내는 맥주다. 송현석 오비맥주 마케팅총괄 전무는 “국산이라는 이유로 폄하되지만 않으면 맛에서는 기네스 등 수입 맥주를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생산설비를 전면 교체하고 효모 발효 기술 개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롯데 외에 신세계도 맥주 사업을 검토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세계는 지난 14일 주주총회에서 맥주제조업을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맥주 시장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강진규/이현동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