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주식고수 윤병강 회장, 30개월 만에 자사주 매입
‘원조 주식 고수’로 평가받는 윤병강 일성신약 회장(84·사진)이 2년6개월 만에 자사주를 매입해 화제다. KDB대우증권 전신인 동양증권을 창립한 ‘증권업계 1세대’란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투자차익 목적의 매매라는 관측 외에 일성신약의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울며 겨자먹기’식 주식매매라는 주장도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 21일 장내에서 일성신약 주식 82주(0.01%)를 주당 7만3437원에 모두 602만원어치를 샀다.

일성신약 주가는 작년 5월23일 장중 8만4300원까지 오른 뒤 계속 떨어져 지난달 19일엔 7만2000원까지 하락했다. 윤 회장의 자사주 매매가 ‘저가 매수’라는 해석이 먼저 나오는 이유다. 윤 회장은 2004년 일성신약을 통해 삼성물산 주식(2.03%·326만4070주)에 투자, 현재 평가이익만 1294억원에 달한다. 26일 종가는 7만6200원이다.

상장폐지 위기를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란 분석도 있다. 일성신약은 올초 ‘작년 하반기 월평균 거래량 2만주 미만’을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올 상반기에도 월평균 거래량이 2만주를 넘지 못하면 하반기에 상장폐지된다. 일성신약의 지난 1~2월 월평균 거래량은 4534주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대주주와 회사 자기주식을 합한 지분율이 70%에 육박할 정도로 유통 가능 주식이 적다”며 “유동성 공급자(LP) 지정 등을 통해 거래량을 늘리지 않으면 상장폐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성신약 측은 “회장의 개인적인 주식매매여서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거래량이 적지만 유동성 공급자 지정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