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중국 230만여대 생산체제로
정 회장은 출국에 앞서 “중국에서 생산하는 차량 성능과 품질을 중점적으로 살피는 한편 중국 공장 생산이 계획대로 정상적으로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출장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은 27일 충칭 위저우호텔에서 열리는 협약식이다. 정 회장과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 등 100여명이 참석해 ‘현대차는 중국 4공장 입지로 충칭을 우선 고려하고, 충칭은 필요한 제반 지원을 한다’는 내용의 기본 협약을 체결한다. 이후 중국 중앙정부의 승인만 받으면 충칭 4공장 건립은 최종 확정된다.
충칭은 남한 면적의 83%인 8만2000㎢ 크기에 인구는 3000만명에 달한다. 중국 중서부의 유일한 직할시로 내륙 개발의 대표 거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2.3%로 중국 전체 성장률(7.7%)을 훨씬 웃돌았다.
현대차의 충칭 4공장이 연산 30만대 규모로 지어지면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총 230만여대 생산 체제를 갖춘다. 현대차는 현재 베이징 1, 2공장에서 각각 30만대와 3공장에서 45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또 쯔양에서 16만대 규모의 상용차공장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아차는 옌청 1, 2, 3공장에서 총 74만대를 양산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016년 승용차 수요가 2006만대에 달할 세계 최대 중국 시장에서 경쟁사인 폭스바겐은 423만대, 제너럴모터스(GM)는 38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어서 신규 공장 건설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10.4%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폭스바겐과 GM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현대차 108만대, 기아차 63만대 등 작년보다 8.4% 늘어난 171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충칭 4공장은 특히 현대차가 중국 내륙인 중서부 지역에 본격 진출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베이징과 옌청 등 동북연해를 중심으로 생산과 판매를 해왔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자동차 시장은 생산 지역이 곧 핵심 소비지가 되는 특성이 있다”며 “충칭 공장을 건설하면 중국 전 지역에서 고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쯔양의 쓰촨현대 상용차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중국 중서부 대개발에 따라 상용차 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며 “공장 건설에 온 힘을 쏟아 중국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고품질의 상용차를 생산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차는 2012년 8월 중국 상용차 메이커인 난쥔자동차와 합자회사 ‘쓰촨현대’를 설립하고 연산 15만대 규모의 공장을 착공했다. 이르면 올 상반기 완공해 고급 트럭인 ‘트라고 엑시언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서욱진/강현우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