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세계 강국이 아닌 ‘지역 강국’에 불과하며 이웃국가를 상대로 한 최근 행위는 연약함의 신호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인접국(우크라이나)을 위협하는 지역 강국에 불과하다. 이는 힘의 표출이 아니라 연약함의 발로”라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느끼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은 영향력이 떨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는 미국 국가안보에서 ‘최대’(넘버 원) 위협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계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크림 반도를 합병했다고 주장한데 대해 “이들이 크림이나 우크라이나에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크림 합병은 완전히 끝난 게 아니고 국제 공동체에 의해 인정받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본토에 대한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책임 있게 행동하고 국제 규범을 준수하는 것은 러시아에 달려 있으며 그렇지 못할 경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서방의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크림을 우크라이나로 되돌리는 것에는 쉬운 해결책이 없다는 점도 인정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