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현직 교사가 도박에 빠지고 사기도박단까지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도박에 빠진 뒤 헤어나오지 못하던 청주 모 사립고교 체육교사 A(52)씨는 '한탕'으로 큰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에 인생을 건 위험한 '도박'을 했다.

자신이 직접 사기도박단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A씨는 곧 함께 할 속칭 '기술자'와 '선수'(바람잡이)로 불리는 사기도박 전문가 3명을 불러 모았다.

또 형광물질이 묻은 카드와 이런 카드 패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특수 제작 렌즈도 장만했다.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 중에서 도박판에 끌어들여 돈을 뜯어낼 속칭 '호구'를 물색하는 역할을 맡았다.

대상은 친구부터 같은 축구동호회 회원까지 다양했다.

피해자들은 교사 신분인 A씨가 자신을 사기 도박판에 끌어들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A씨 일당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청주시내 모텔과 사무실 등을 옮겨 다니며 도박판을 벌였다.

수익금의 40%는 범행을 주도한 A씨가 챙겼고, 나머지는 경비를 제하고 공범 3명이 나눠 가졌다.

하지만 이들의 범행은 2년을 넘기지 못하고 꼬리가 밟혔다.

거액의 사기도박 피해를 본 사람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A씨의 범행 전말이 드러난 것이다.

경찰은 지난 24일 오후 2시 27분께 A씨 일당이 도박판을 벌이는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의 한 사무실을 덮쳤다.

A씨 일당은 급히 사기도박 사실을 숨기려고 렌즈 등을 난로에 처넣기도 했으나 모든 흔적을 없애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장에서 압수된 판돈 3700만원과 특수 제작 카드, 렌즈만으로도 이들의 사기도박 사실을 입증하기에는 충분했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인 자영업자 B(44)씨 등 2명이 A씨 일당에게 뜯긴 피해액만 2억원이 넘었다.

하지만 경찰은 범행 기간이 2년 가까이 되는 점을 고려해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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