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명 드라마 작가들이 자신들도 한국드라마의 팬임을 자처하며 최근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와 같은 드라마가 못나오는 원인에 대해 토론했다.

온바오닷컴은 후베이성 지역신문 창장일보를 인용 '일대종사'의 쩌우징즈, '진타이랑의 행복한 생활'의 쥐안쯔, '엣지남의 아내' 왕페이화 등 중국 유명 드라마 작가들은 '중국 드라마 스타일과 중국의 꿈' 토론회에서 모두 자신이 한국드라마의 팬임을 밝히고 국산 트렌디 드라마는 너무 고리타분하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드라마 작가의 거장으로 불리는 쩌우징즈는 토론회에서 "'별그대' 5, 6회를 봤을 뿐이며 시간이 없어 다 보진 않았지만 정말 재미있었다"고 운을 떼자, 쥐안쯔 역시 "모친이 원래 중국 드라마를 즐겨보다가 '별그대'를 보고는 한국 드라마 팬이 됐다"며 "모친이 너는 왜 저런 드라마를 못 쓰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김수현의 타이완 팬미팅에 갔다가 토론회에 참석한 타이완 제작자 왕페이화는 "김수현을 보러 간 게 아니라 김수현을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가 궁금해 갔더니 15세, 20세, 40세, 심지어 60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있었다"며 "한국 드라마는 애정이 결핍된 여성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반면 국내 트렌디 드라마는 너무 고리타분하다"고 지적했다.

드라마 작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작가들의 상상력 부족과 자금 부족 등을 이유로 들었다. 쥐안쯔는 "시대극, 가족드라마, 사극에서는 한국 드라마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트렌디 드라마만큼은 차이가 크다"며 "중국 드라마는 제작비 중 대부분이 연기자들의 개런티로 지급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첩보소설의 제왕'으로 불리는 마이자는 "중국 영화와 드라마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적인 측면보다) 배경, 대사에서부터 잘 해야 한다"며 "1930년대 드라마에 80년대 스타일의 창문, 90년대에 나온 담배가 등장한다거나 사극에 현대적 용어의 대사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등 한국의 인기 드라마를 제작한 화앤담픽쳐스 윤하림 대표도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한국 드라마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윤 대표는 "'상속자들'의 경우,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했다"며 "시청자들은 연령, 성별, 트렌드가 모두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사랑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이같은 소재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랑은 국경, 연령, 성별을 초월하는 키워드"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