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부양 용썼는데 힘만 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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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약발 안 통한다?
자사주 매입·액면분할 기업 평균 상승률 10%…2013년의 절반
제일기획·디에이피 등 반짝 상승하다 8~9% 하락
배당·주식 소각 아니면 '시큰둥'
무상증자 한 12곳도 비실 "실적 뒷받침 안되면 효과 적어"
자사주 매입·액면분할 기업 평균 상승률 10%…2013년의 절반
제일기획·디에이피 등 반짝 상승하다 8~9% 하락
배당·주식 소각 아니면 '시큰둥'
무상증자 한 12곳도 비실 "실적 뒷받침 안되면 효과 적어"
자사주 매입이나 무상증자, 액면분할 등 주가 부양책을 내놓는 상장사가 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생긴 변화다. 하지만 거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실적 호전 등 ‘체질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아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주 달래기 나선 기업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전날까지 21개 상장사(코스닥 포함)가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12개사에 그쳤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대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늘었다. 주가 지수가 장기 박스권에 갇히면서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을 감안, 주주정책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일기획과 삼성생명은 다음달 말까지 각각 360만주와 200만주의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SK(주)도 지난달 말부터 3개월 기한으로 자사주 235만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SK(주)가 자사주를 사들이기는 2006년 이후 8년 만이다. 이 밖에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는 대신증권도 3년 만에 194억원을 들여 자사주 264만주(우선주 84만주 포함)를 사들이기로 했다.
유나이티드제약 대원제약 등 일부 제약업체와 코스닥 상장사 삼원테크 에코에너지 등을 포함, 12개사는 무상증자를 시행했다. 삼일기업공사와 KCTC는 유통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액면가를 10분의 1(5000원→500원)로 낮추기로 했다.
○주가 부양 효과는 ‘시들’
주가 부양책을 내놓는 상장사는 늘고 있지만 효과는 예전만 못하다. 올해 자사주 매입·무상증자·액면분할 등을 공시한 뒤 주가가 오른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10.5%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해당 기업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24.9%)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와 올해의 온도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제일기획을 들 수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월30일부터 4월11일까지 자사주 460만주(3.99%)를 주당 2만3925원에 사들였다. 이 기간 제일기획 주가는 10.22% 오르며 코스피지수 수익률(-0.31%)을 크게 앞질렀다. 하지만 올해는 자사주 매입 발표 후 주가가 8.1% 빠졌다. 디에이피(-9.6%) 메디톡스(-9.6%) 등도 자사주 매입 발표 후 주가가 떨어진 경우다.
무상증자를 시행한 코스닥 상장사들 대부분도 주식 수 증가에 따른 주가 희석 효과를 반영하고도 공시 이전보다 주가 수준이 낮아졌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지금처럼 이익이 감소하는 구간에서는 자사주 매입으로 주식 수가 줄어도 주당순이익(EPS)이 늘지 않기 때문에 주가 상승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 등을 감안할 때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기업은 더 늘겠지만 주가를 움직이는 힘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상증자나 액면분할도 거래가 원체 줄어든 상황이라 실적 뒷받침 없이 유통주식 수가 늘어난다는 것만으로 투자자를 유인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 방어 효과는 덜하겠지만 과거와 달리 영업실적이 썩 만족스럽지 못한 기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배당, 자사주 소각 등 보다 직접적인 방법으로 주주의 몫을 돌려주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주주 달래기 나선 기업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전날까지 21개 상장사(코스닥 포함)가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12개사에 그쳤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대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늘었다. 주가 지수가 장기 박스권에 갇히면서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을 감안, 주주정책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일기획과 삼성생명은 다음달 말까지 각각 360만주와 200만주의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SK(주)도 지난달 말부터 3개월 기한으로 자사주 235만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SK(주)가 자사주를 사들이기는 2006년 이후 8년 만이다. 이 밖에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는 대신증권도 3년 만에 194억원을 들여 자사주 264만주(우선주 84만주 포함)를 사들이기로 했다.
유나이티드제약 대원제약 등 일부 제약업체와 코스닥 상장사 삼원테크 에코에너지 등을 포함, 12개사는 무상증자를 시행했다. 삼일기업공사와 KCTC는 유통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액면가를 10분의 1(5000원→500원)로 낮추기로 했다.
○주가 부양 효과는 ‘시들’
주가 부양책을 내놓는 상장사는 늘고 있지만 효과는 예전만 못하다. 올해 자사주 매입·무상증자·액면분할 등을 공시한 뒤 주가가 오른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10.5%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해당 기업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24.9%)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와 올해의 온도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제일기획을 들 수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월30일부터 4월11일까지 자사주 460만주(3.99%)를 주당 2만3925원에 사들였다. 이 기간 제일기획 주가는 10.22% 오르며 코스피지수 수익률(-0.31%)을 크게 앞질렀다. 하지만 올해는 자사주 매입 발표 후 주가가 8.1% 빠졌다. 디에이피(-9.6%) 메디톡스(-9.6%) 등도 자사주 매입 발표 후 주가가 떨어진 경우다.
무상증자를 시행한 코스닥 상장사들 대부분도 주식 수 증가에 따른 주가 희석 효과를 반영하고도 공시 이전보다 주가 수준이 낮아졌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지금처럼 이익이 감소하는 구간에서는 자사주 매입으로 주식 수가 줄어도 주당순이익(EPS)이 늘지 않기 때문에 주가 상승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 등을 감안할 때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기업은 더 늘겠지만 주가를 움직이는 힘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무상증자나 액면분할도 거래가 원체 줄어든 상황이라 실적 뒷받침 없이 유통주식 수가 늘어난다는 것만으로 투자자를 유인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 방어 효과는 덜하겠지만 과거와 달리 영업실적이 썩 만족스럽지 못한 기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배당, 자사주 소각 등 보다 직접적인 방법으로 주주의 몫을 돌려주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