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로 가상의 캐릭터를 조종해 스포츠 기량을 겨루는 ‘아바타 올림픽’이 열릴 전망이다.

스위스 국립재활연구센터(SNCCR)는 2016년 취리히에서 첨단 생체공학을 활용한 바이오닉 스포츠 대회를 세계 최초로 열기로 했다고 27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인 BBC가 보도했다.

이 대회는 로봇 팔과 다리, 신체 외골격을 감싸는 바이오닉 갑옷 등 보조장비를 착용한 장애인이 다양한 종목에서 속도와 기량을 겨루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종목은 의족과 의수, 자전거, 휠체어 등 6개로 구성될 예정이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한 아바타 종목은 전신마비 환자가 뇌파탐지기를 장착해 사이버상의 가상 캐릭터를 달리게 하는 시합이다. 뇌에서 나오는 특정 주파수로 아바타를 조종하는 방식이다.

이번 대회는 각종 첨단 신체보조 장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애인 올림픽과 구별된다.

모든 종목의 메달은 선수 외에 장비개발업체에도 수여된다. 이미 상용화한 장비는 물론 개발 단계에 있는 장비도 출전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신체장애를 극복하고 인간 능력을 극대화하는 바이오닉 기술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대회 창설을 주도한 로버트 라이너 스위스대 교수는 “바이오닉 기술이 실용적이고 사용자 친화적 수준에 이르려면 갈 길이 멀다”며 “올림픽을 통해 기술 개발이 빨라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