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이 보험, 증권, 캐피털,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업만으로는 추가적인 성장이 힘들어 ‘비은행’ 강화에 미래가 달려있다는 판단에서다.


○비은행 업종 전방위 M&A

KB금융은 지난 28일 LIG손해보험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2012년 말 ING생명 인수 기회를 놓친 뒤 1년여 만에 다시 보험사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에서 신성장 동력을 계속 찾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또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해 지난 20일 출범시킨 KB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은행·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신한금융은 보험업 비중 확대에 치중하고 있다.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신한생명을 통해 온라인 자동차보험 전업사인 에르고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의 지분 15%를 인수키로 결정했다.

농협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해 본격적인 은행 간 경쟁에 뛰어든다는 구상이다. 민영화되는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최종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농협금융은 올해 순익 목표(8700억원)의 31%(2700억원)를 비은행 부문에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해외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인도네시아 캐피털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진출을 위해서다. BS금융지주 자회사인 BS캐피탈은 최근 국내 금융사 최초로 미얀마에서 법인 설립 허가를 받아 상반기 중 현지 영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은행’ 수익성 하락 방어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부문 강화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은행의 수익성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4대 금융지주 총자산은 지난해 말 1239조원으로 전년 대비 3% 늘었지만, 순이익은 약 4조7000억원으로 37.8% 줄었다.

박기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한해 4대 금융의 은행 부문 자산(1093조원)이 3.3% 늘었지만, 비은행 부문(146조원)은 11.3% 감소하면서 은행 의존도가 심화됐다”고 말했다.

한 지주사 고위 관계자는 “신한카드 덕분에 지난해 실적에서 선방한 신한금융이 비은행 부문 강화의 필요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경우”라고 강조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