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디바' 이은미 "유체이탈 같은 음악적 쾌감에 재도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니앨범 '스페로 스페레'로 컴백한 '맨발의 디바' 이은미
‘맨발의 디바’ 이은미(48·사진)가 지난 27일 새 미니앨범 ‘스페로 스페레(Spero Spere)’를 발매한 뒤 음원을 공개했다. 음원을 먼저 공개하고 앨범을 발매하는 여느 가수들과는 반대 행보다. 이은미는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만큼 음악적 완성도에 자신 있어 앨범을 먼저 선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라틴어로 ‘살아 있는 한 희망은 있다’는 뜻인 ‘스페로 스페레’ 앨범에 ‘마비’ ‘가슴이 뛴다’ 등 5곡을 수록했다. 서울 홍대 근처 사무실에서 이은미를 만났다.
“수많은 정보와 매체에 노출된 현대인은 너무 피곤하고 고통스러워해요. 고단한 삶에 찌그러져 눌려 있는 그들을 ‘괜찮다’며 어깨를 두드려주고 싶어요. 힘들어도 희망이 있다고 말하고 싶고요. 이번 앨범으로 편안한 느낌과 위안을 주고 싶었어요. 재킷 사진도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제 얼굴을 담았지요.” 이번 앨범은 이은미의 다른 모습을 제시한다. 강렬하고 날카로웠던 기존 이미지와 달리 애절하고도 진한 고독감을 길어올린다. ‘마비’는 실연의 현실과 깊은 고통을 담담하게 들려주고, ‘가슴이 뛴다’는 ‘~내 가슴이 뛴다’는 노랫말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사랑과 설렘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사랑이란 말에는 남녀 간의 사랑만 있는 게 아니에요. 삶의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을 제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었어요. 지난날의 후회나 찌꺼기를 씻어내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 바람 말이죠.”
3년 전 그는 나이가 든다는 사실을 몸과 마음으로 체험했다. 그 후 세월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스스로 끌어안으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 작업이 두렵고 힘들다고 20대나 30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너무 치열해 힘겨웠던 그 시절보다는 나이가 든 지금이 편하니까.
“20년 이상 음악을 하면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갈수록 어려워져요. 아니까 더 어려워요. 음악을 어설프게 알 때는 열정만 갖고 부딪히면 됐어요. 그런데 아니까 부딪히기조차 어려워요.”
그가 음악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희한한 쾌감 때문이라고 했다.
“소리굽쇠를 치고 나면 공명만 남고 가볍게 붕 뜨는 느낌이 들지요. 음악에 푹 빠진 상태에서 일종의 유체이탈 같은 체험을 하곤 해요. 지난 25년간 다섯 번 정도 느꼈어요. 그걸 다시 느껴보려고 음악에 몰입합니다.”
그는 보컬리스트로서 끊임없이 진화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목소리로 무엇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인지 늘 신경 쓴다고 한다.
“제 노래 속에 그 많은 감정을 녹여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썼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어떤 분이 말하더군요. 제 노래가 듣는 이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고, 새것을 꿈꿀 수 있게 해주면 좋겠어요.”
그는 자신의 앨범들이 오디오 전문가들로부터 후한 평가를 받는 비결도 들려줬다.
“아날로그 같은 방식으로 녹음해요. 연주자들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중단하지 않고 연주하는 방식으로 녹음하거든요. 편집에 의존하지 않으니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요. 하지만 녹음 후 사운드 믹싱을 별도로 하지 않아요.”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수많은 정보와 매체에 노출된 현대인은 너무 피곤하고 고통스러워해요. 고단한 삶에 찌그러져 눌려 있는 그들을 ‘괜찮다’며 어깨를 두드려주고 싶어요. 힘들어도 희망이 있다고 말하고 싶고요. 이번 앨범으로 편안한 느낌과 위안을 주고 싶었어요. 재킷 사진도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제 얼굴을 담았지요.” 이번 앨범은 이은미의 다른 모습을 제시한다. 강렬하고 날카로웠던 기존 이미지와 달리 애절하고도 진한 고독감을 길어올린다. ‘마비’는 실연의 현실과 깊은 고통을 담담하게 들려주고, ‘가슴이 뛴다’는 ‘~내 가슴이 뛴다’는 노랫말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사랑과 설렘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사랑이란 말에는 남녀 간의 사랑만 있는 게 아니에요. 삶의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을 제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었어요. 지난날의 후회나 찌꺼기를 씻어내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 바람 말이죠.”
3년 전 그는 나이가 든다는 사실을 몸과 마음으로 체험했다. 그 후 세월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스스로 끌어안으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 작업이 두렵고 힘들다고 20대나 30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너무 치열해 힘겨웠던 그 시절보다는 나이가 든 지금이 편하니까.
“20년 이상 음악을 하면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갈수록 어려워져요. 아니까 더 어려워요. 음악을 어설프게 알 때는 열정만 갖고 부딪히면 됐어요. 그런데 아니까 부딪히기조차 어려워요.”
그가 음악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희한한 쾌감 때문이라고 했다.
“소리굽쇠를 치고 나면 공명만 남고 가볍게 붕 뜨는 느낌이 들지요. 음악에 푹 빠진 상태에서 일종의 유체이탈 같은 체험을 하곤 해요. 지난 25년간 다섯 번 정도 느꼈어요. 그걸 다시 느껴보려고 음악에 몰입합니다.”
그는 보컬리스트로서 끊임없이 진화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목소리로 무엇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인지 늘 신경 쓴다고 한다.
“제 노래 속에 그 많은 감정을 녹여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썼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어떤 분이 말하더군요. 제 노래가 듣는 이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고, 새것을 꿈꿀 수 있게 해주면 좋겠어요.”
그는 자신의 앨범들이 오디오 전문가들로부터 후한 평가를 받는 비결도 들려줬다.
“아날로그 같은 방식으로 녹음해요. 연주자들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중단하지 않고 연주하는 방식으로 녹음하거든요. 편집에 의존하지 않으니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요. 하지만 녹음 후 사운드 믹싱을 별도로 하지 않아요.”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