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모태 제일모직,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삼성그룹의 2차 전지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SDI와 소재 계열사인 제일모직이 합쳐져 자산 총액 15조 원의 거대 기업이 탄생한다.

삼성SDI는 31일 제일모직을 1 대 0.4425 비율로 흡수,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DI가 신주를 발행해 제일모직의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이다. 합병 회사의 사명은 삼성SDI. 양사는 오는 5월30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SDI는 자산 15조 원, 매출 9조5000억 원(지난해 말 기준), 시가 총액 10조 원, 직원 1만4000명의 거대 계열사가 된다. 1954년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출발한 제일모직은 삼성에버랜드에 패션사업을 이관한 데 이어 삼성SDI에 합병됨으로써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삼성SDI 관계자는 "초일류 친환경·에너지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배터리 사업의 원천 경쟁력인 소재 경쟁력 강화가 절실했다" 며 "제일모직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이어 에너지·자동차 소재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온 만큼 이번 합병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합병을 통해 삼성SDI는 제일모직이 보유한 배터리 분리막과 다양한 소재 요소 기술을 내재화해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또 다양한 고객 네트워크와 마케팅 역량을 활용, 제일모직의 합성수지를 기존의 전자·IT 시장 위주에서 자동차용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소재업계와 부품업계에서 각각 쌓은 양사의 전문 역량과 기술을 합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일류 소재·에너지 토탈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