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시장으로 흘러들어오면서 국내 증시도 모처럼 반전 기회를 맞고 있다. 비좁은 박스권을 뚫고 이번주 중으로 2000선을 돌파할 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증시의 상승 흐름을 결정지을 변수는 중국이다.

31일 오전 10시 4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0.47포인트(0.02%) 오른 1981.47을 기록했다. 199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매물이 쏟아져 상승세가 다소 약화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4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운수장비(408억 원)를 중심으로 총 770억 원 매수 우위다.

중국 경기 둔화와 회사채 연쇄 디폴트 등 먹구름이 가셔야 국내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믿음도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지난주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불안감을 키웠다. 중국 정부의 '경제 자유화 실험'으로 위험 기업들의 디폴트도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시스템 리스크 전이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28일 리커창 총리는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경기 부양 의지를 내비치며 시장 우려를 달랬다.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 증시는 올랐다.

중국 증시도 안팎에서 제기되는 위기론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0.29%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3포인트(0.07%) 상승 출발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중국경제 상황에 견주어 국내 주식시장을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며 "중국 경기와 금융 여건이 양호하지 않지만 중국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 및 금융 리스크 관리능력에 대한 믿음이 시장에 더 크게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디폴트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보금리는 안정세를 보였다" 며 "최근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핫머니 투기세력 수요와 금융 자유화에 대비해 당국의 조치가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중국 경제지표 부진이 이어지면서 시장 눈높이도 크게 낮아졌다" 며 "실망보단 예상치를 만족하거나 웃도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달 중순 발표되는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시장의 관심을 끈다. 지난해 4분기 7.7% 대비 하락폭 수준에 따라 중국정부가 정책 강도 및 시기를 조율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중국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세를 탈 경우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빨라질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