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거미인간…"이소룡 연기 벤치마킹"
“스파이더맨을 연기할 때 이소룡을 모델로 삼았어요. 말랐지만 멋있는 인물이죠. 저는 쫄쫄이 슈트를 입어야 했기 때문에 체지방을 3~4%대로 낮춰야 했어요. 열심히 운동했죠. 스파이더맨은 전 세계 마른 아이들에게 희망을 줬습니다.”

오는 24일 전 세계에서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감독 마크 웹)에서 주인공 피터 파커 역을 해낸 앤드루 가필드(31·사진)는 31일 이렇게 말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첫 편은 한국에서 485만명을 모았고, 전 세계에서 7억달러의 관람료 수입을 기록한 히트작.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주연한 가필드는 키가 크고 잘생긴데다 유쾌하고 활달한 성격이어서 대중에게 인기가 높다. 2편에서는 연인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와 데이트를 하면서 뉴욕의 수호자로 활동하는 스무 살 시절을 담아냈다. 영화 홍보차 도쿄에 들른 가필드를 만났다.

“촬영 기간은 제게 도전의 연속이었어요. 스스로 긍정적인 자극이라고 생각하면서 필요 이상으로 몰아붙였거든요. 정말 열심히 했지만 누군가는 실망할 수도 있을 거예요. 옳은 일을 하는 피터에게 적들이 생기는 것처럼 말이죠.”

속편은 두 개의 기둥줄거리다. 피터의 부모님이 비행기 안에서 괴한의 공격을 받는 것과 스파이더맨이 전기괴물 일렉트로 등과 싸우는 이야기다. 전기 엔지니어 맥스가 사고 후 전기를 흡수해 괴력을 갖게 되는 일렉트로 역은 ‘레이’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흑인 배우 제이미 폭스가 해냈다.

“비록 악당이지만 일렉트로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인간이란 점 때문이죠. 직장과 사회로부터 냉대받은 맥스가 어느 날 괴력을 얻게 되자 분노를 폭발시킵니다. 일렉트로는 동정심을 이끌어내는 캐릭터예요. 그러나 너무 파워풀해서 스파이더맨에게 벅찬 강적이죠.”

마크 웹 감독은 스파이더맨이 성공한 이유에 대해 “전 세계인이 공감하는 슈퍼 히어로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피부색이 노출되지 않도록 슈트를 입고 있어 전 세계 누구에게나 통하는 인물이라는 것. 재미있고 공감할 수 있는 영웅 스토리에다 스펙터클한 액션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웹 감독은 “어릴 때 만화를 읽을 때 가졌던 환상적이고 신기한 느낌을 액션에 재현하고 싶었다”며 “캐릭터 성격을 잘 보여주기 위해 스턴트맨보다 실제 배우들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한국 음식과 음악이 등장한다.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제 미국에서 인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도쿄=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