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거품론…제약·바이오株 불치병?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거품 빠지나
美 바이오株 급락에 투자심리 위축
한미약품·씨젠·메디톡스 8%↓
시장 2~4배 웃도는 고PER 부담
1분기 실적 우려까지 겹쳐
"펀더멘털 변화없어 조정 길지 않을 듯"
美 바이오株 급락에 투자심리 위축
한미약품·씨젠·메디톡스 8%↓
시장 2~4배 웃도는 고PER 부담
1분기 실적 우려까지 겹쳐
"펀더멘털 변화없어 조정 길지 않을 듯"
지난해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끈 헬스케어와 바이오주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3월 들어 거품 논란이 거세지며 뒷걸음질치기 시작, 최근 1주일 새 낙폭이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대표적 고평가 종목으로 꼽히는 제약 및 바이오주 주가에도 그 파장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제약주, 실적 우려까지 겹쳐 급락
유가증권시장 제약업종지수는 31일 4404.01로 62.01포인트(1.39%) 하락했다. 주요 업종지수 중 낙폭이 가장 컸다. 한미약품이 11만4000원으로 8.06% 급락했고, 유한양행(-0.55%) 녹십자(-2.33%) 등 주요 종목 주가가 줄줄이 내렸다. 유나이티드제약(-3.75%) 파미셀(-1.79%) 등 중소형 제약사 주가도 2~4%씩 빠졌다.
주요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가 주가 하락의 배경이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 등 6개 상위 제약업체의 1분기 영업이익은 754억원으로 전망된다”며 “증권사 평균 추정치인 837억원을 10% 가까이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1분기는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데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날 주가 하락이 과도했다는 지적도 있다. 정보라 한화증권 연구원은 “미국 바이오주들의 급락으로 제약·의료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실적 우려가 불거지며 주가 낙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작년 이후 꾸준하게 오르던 나스닥 바이오테크지수는 지난 2월 말 2854.26을 고점으로 하락 반전, 지난달에만 12% 넘게 빠졌다. 지난달 중순까지 상대적 강세를 이어가던 국내 제약업종지수도 같은 기간 3.3% 하락했다. 씨젠(-8.7%) 메디톡스(-7.9%) 차바이오앤(-1.9%) 등 코스닥 바이오업체의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거품론 단기 영향 불가피”
국내외 제약·바이오주들은 정책 지원과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그동안 강세를 보여왔고,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고평가 종목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국 바이오주 급락을 촉발한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PER은 현재 37.87배로 15배 수준인 시장 평균(MSCI미국지수 기준)을 2배 이상 웃돈다. 국내 역시 LG생명과학(44배) 녹십자(20배) 한미약품(19배) 등의 PER이 시장 평균(10배)을 크게 상회한다. 메디톡스(67배) 씨젠(47배) 등 코스닥 바이오주는 고평가 정도가 훨씬 심하다.
오현석 삼성증권 이사는 “미래 성장성이 중시되는 업종 특성상 주가가 고평가되기 마련”이라면서도 “국내 업체들의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과거 평균과 비교해 싸지 않아 조정 국면에서 충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도 성장 위주의 고(高) PER주에서 저(低) PER주로 옮겨가고 있어 단기적으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다만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상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추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관련주들의 주가가 미국 업체에 비해 덜 올랐고, 기업 간 거래(B2B) 활성화 등 실적 개선 여지도 커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제약주, 실적 우려까지 겹쳐 급락
유가증권시장 제약업종지수는 31일 4404.01로 62.01포인트(1.39%) 하락했다. 주요 업종지수 중 낙폭이 가장 컸다. 한미약품이 11만4000원으로 8.06% 급락했고, 유한양행(-0.55%) 녹십자(-2.33%) 등 주요 종목 주가가 줄줄이 내렸다. 유나이티드제약(-3.75%) 파미셀(-1.79%) 등 중소형 제약사 주가도 2~4%씩 빠졌다.
주요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가 주가 하락의 배경이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 등 6개 상위 제약업체의 1분기 영업이익은 754억원으로 전망된다”며 “증권사 평균 추정치인 837억원을 10% 가까이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1분기는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데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날 주가 하락이 과도했다는 지적도 있다. 정보라 한화증권 연구원은 “미국 바이오주들의 급락으로 제약·의료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실적 우려가 불거지며 주가 낙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작년 이후 꾸준하게 오르던 나스닥 바이오테크지수는 지난 2월 말 2854.26을 고점으로 하락 반전, 지난달에만 12% 넘게 빠졌다. 지난달 중순까지 상대적 강세를 이어가던 국내 제약업종지수도 같은 기간 3.3% 하락했다. 씨젠(-8.7%) 메디톡스(-7.9%) 차바이오앤(-1.9%) 등 코스닥 바이오업체의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거품론 단기 영향 불가피”
국내외 제약·바이오주들은 정책 지원과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그동안 강세를 보여왔고,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고평가 종목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국 바이오주 급락을 촉발한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PER은 현재 37.87배로 15배 수준인 시장 평균(MSCI미국지수 기준)을 2배 이상 웃돈다. 국내 역시 LG생명과학(44배) 녹십자(20배) 한미약품(19배) 등의 PER이 시장 평균(10배)을 크게 상회한다. 메디톡스(67배) 씨젠(47배) 등 코스닥 바이오주는 고평가 정도가 훨씬 심하다.
오현석 삼성증권 이사는 “미래 성장성이 중시되는 업종 특성상 주가가 고평가되기 마련”이라면서도 “국내 업체들의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과거 평균과 비교해 싸지 않아 조정 국면에서 충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도 성장 위주의 고(高) PER주에서 저(低) PER주로 옮겨가고 있어 단기적으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다만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상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추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관련주들의 주가가 미국 업체에 비해 덜 올랐고, 기업 간 거래(B2B) 활성화 등 실적 개선 여지도 커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